주체103(2014)년 9월 1일 로동신문

 

[정세론해설]

간또땅을 피로 물들인 일제의 조선인살륙만행

 

1923년 9월 1일,이날 오전 일본의 간또일대에서는 일본력사상 보기 드문 대지진이 일어났다.리히터척도로 7.9의 강한 지진은 점심식사준비로 집집마다에서 풍로에 불을 피우고있을 때 돌발적으로 일어난것으로 하여 그 후과는 매우 파국적이였다.간또지방의 10여개 도시들과 마을들이 불바다로 변하였다.120여만명의 주민들이 한지에 나앉았다.

하지만 력사에 수록된 간또대진재는 결코 자연적인 재난만이 아니였다.이것을 재일조선인탄압의 좋은 기회로 삼은 간악한 일제에 의하여 우리 민족은 참혹하고 억울한 죽음을 강요당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당시 파괴적인 지진의 후과로 재난을 당한 피해지역 주민들속에서는 시급한 구제대책을 취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바빠맞은 일본당국은 극도에 이른 민심의 불만의 창끝을 재일조선인들에게 돌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눅잦히는 한편 이를 대대적인 조선인탄압과 학살의 기회로 삼을 무서운 음모를 꾸미였다.

9월 1일 오후 정보부에 민심안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데 대한 명령이 하달되였다.이에 따라 정보부에서는 《조선인이 방화한다.》,《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친다.》 등의 류언비어를 날조해냈다.일본당국의 모략가들이 달라붙어 조선인대학살음모를 고안해냈다.9월 2일 조선인탄압지령이 각 지방장관들에게 하달되였다.뒤이어 교활한 일제는 조선인살륙의 필요성과 합법성을 일본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하여 《조선인폭동설》을 날조해내고 조선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무자비하게 학살할데 대한 내용을 담은 일본왕의 《칙령》 401호를 공포하였다.일본법에 의하면 계엄령은 전시 혹은 사변이 발생할 경우에만 선포할수 있었고 사변인 경우에도 반드시 내란 또는 폭동의 발생이 인정되여야 내리게 되여있었다.그러나 자연재해구제와는 관계없이 일제는 무고한 재일조선인을 터무니없이 적으로 규정하고 탄압할데 대한 계엄령을 공포하였던것이다.

일본반동정부의 직접적인 관여하에 가장 악질적인 장교들로 간또계엄사령부가 조직되였다.수만명에 달하는 군대와 경찰무력이 간또일대에 집결되는 등 이 지역의 정세는 어마어마한 전시상태를 방불케 하였다.경찰서,파출소들에는 《불량조선인들이 봉기》하였다는 날조설과 함께 《반항하면 죽여도 일없다.》는 게시문이 나붙었다.경찰관들은 메가폰을 들고 도시를 순회하며 《조선인들의 폭행에 대하여서는 죽여도 일없다.》고 일본인들에게 공공연히 선동하였다.불량배들로 조직된 《자경단》 등이 군대와 경찰들과 협동하였다.력사에 지각운동이 일으킨 자연의 재난인 간또대진재와 함께 인공적인 재난으로 수록된 일제의 극악무도한 조선인집단살륙범죄의 막은 이렇게 열렸다.

원래 사무라이기질을 타고난데다가 민족배타주의가 몸에 푹 배인 일제살인귀들은 장총,일본도,단도,참대창,곤봉,쇠갈구리 등 각종 흉기들을 가지고 조선사람들을 닥치는대로 무참히 탄압학살하였다.일제는 조선사람들을 보기만 하면 쏴죽이고 찔러죽이고 불태워죽이거나 물에 던져 죽였으며 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어린이들의 목을 자르거나 조선사람들의 팔다리를 톱으로 켜고 식칼로 눈을 도려내는 등 살인귀적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놓았다.인간백정들은 《오래간만에 법이 허락하는 사람잡이이니 흥이 났다.전주대에 쇠줄로 잡아맨 후 때리고 차고 쇠붙이로 머리에 구멍을 뚫고 참대창으로 찔렀다.》고 자랑하면서 쾌락에 들떠다니였다.피에 주린 악당들은 길목마다 검문소를 만들어놓고는 우리 사람들이 발음하기 힘들어하는 까다로운 일본말을 시켜보면서 조선사람을 골라내여 그자리에서 가차없이 죽이였다.간또지방에서 일제의 학살만행을 직접 목격한 한 일본인의 증언을 되새겨보자.

《…한 애젊은 조선녀성의 시체도 있었다.그 녀성의 배는 갈라져있었고 6~7개월쯤 되여보이는 태아가 창자속에 딩굴고있었다.그것을 본 순간 나는 너무나도 놀라 옆으로 뛰면서 물러섰다.우리 일본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한짓을 했단말인가.… 내가 일본사람이라는 수치감을 이때처럼 절감하기는 처음이였다.》

간또지방은 말그대로 무고한 조선사람들의 피로 물들었다.일제에게 무참히 학살당한 조선사람들의 수는 무려 2만 3 000여명을 헤아린다.

그뿐이 아니다.사람잡이를 하나의 도락으로 여긴 일제살인귀들은 짐승도 낯을 붉힐 잔악무도한 학살을 하고서도 모자라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조선사람들을 포로수용소에 가두어놓고 소나 말보다 더 혹독하게 부려먹었다.일제야수들은 재일동포들을 포로로 취급하면서 지진피해지역에 내몰아 강제로동을 시켰다.이 과정에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무참히 학살당하고 굶어죽고 로동재해로 쓰러졌다.실로 재일조선인들에게 들씌워진 간또대지진참변은 그 목적과 실행에 이르기까지 일본반동정부의 주도세밀한 계획밑에 조작된 야만적인 조선인집단학살사건,피비린내나는 반인륜적대살륙만행으로서 일본반동지배층의 민족배타주의와 조선민족말살정책의 산물이였다.

간또대진재가 있은 때로부터 9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본반동들은 이 사건의 진상조차 똑똑히 밝히지 않고있으며 이에 대한 아무런 죄의식도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있다.오죽하면 일본의 량심적인 인사들과 시민들이 《간또대지진 조선인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회》까지 결성하고 조선인학살만행에 대한 정부의 책임인정과 사죄를 요구해나서겠는가.

그 어떤 술책으로써도 살인죄악으로 가득찬 과거사를 외곡할수도 묻어버릴수도 없다.일본당국은 간또땅에 한을 품고 숨진 수천수만의 령혼들의 원한에 찬 절규를 새겨듣고 하루빨리 그 죄악을 청산하여야 한다.

강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