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4(2015)년 7월 5일 로동신문

 

민족의 자애로운 어버이를 그리며
삼천리강토는 잠 못 이룬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조국통일을 민족지상의 애국위업으로 내세우시고 조국통일운동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온갖 로고와 심혈을 다 바치시였으며 민족의 숙망을 실현하는 길에 한없이 고귀한 업적을 남기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우리 인민에게 주실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조국통일이라고 하시면서 그 실현을 위해 참으로 불면불휴의 로고를 바치시였다.

우리는 눈을 감아도 조국통일을 하고 눈을 감아야 한다고 하시며 갈라져 사는 민족의 아픔을 한몸에 안으시고 낮이나 밤이나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위해 심장을 불태우신 우리 수령님이시였다.그이께서는 늘 남녘동포들을 생각하면 오늘도 백두산에 서있는 기분이라고 하시며 백두련봉을 주름잡으시며 항일혈전을 벌리시던 그때처럼 조국통일을 위해 한시도 마음의 신들메를 풀지 않으시였다.하기에 우리 겨레 누구나 조국통일이라는 말을 외울 때면 수령님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앞서 솟구치는 눈물을 금치 못하고있는것이다.

어버이수령님께서 우리 민족이 당하는 분렬의 고통을 하루빨리 가시고 온 겨레가 얼싸안을 감격의 그날을 안아오시기 위해 정력적인 령도의 자욱을 이어가시던 나날에 아로새겨진 못 잊을 사연들은 그 얼마나 많은것인가.

 

남녘땅에 고향을 둔 전사의 감격

 

가렬처절한 전쟁이 한창이던 주체41(1952)년 12월 어느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함박눈을 맞으시며 한 인민군야전병원을 찾으시였다.그이께서 입원실에 들어서시였을 때 거기에서는 두눈에 붕대를 감은 한 나어린 전사가 환자들앞에서 통쾌한 전투담을 신명나게 펼쳐놓고있었다.

꿈결에도 그리던 최고사령관동지를 뜻밖에 만나뵙게 된 환자들이 벌떡 일어나 환호를 올리려 하자 수령님께서는 이야기판의 흥취를 깨칠세라 손을 저으시며 통나무로 만든 침대우에 허물없이 앉으시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신이 나서 전투담을 계속하였다.수령님께서는 환자들과 함께 호탕하게 웃으시며 그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마지막까지 들어주시였다.어느덧 전투담을 마친 그 전사는 잠시 숨을 돌리고나서 안타까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미국놈들을 모조리 남해바다에 처넣고 해방된 고향땅에 김일성장군님을 모시자고 했는데 이 눈이 아무래도…》

안타까이 붕대를 매만지는 전사의 손은 가볍게 떨리고있었다.방금전까지 활기를 띠던 방안에는 잠시 침묵이 깃들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그 전사에게로 다가앉으시며 고향은 어디인가고 다정히 물어주시였다.고향이 대전이며 아버지와 어머니,누이동생이 그곳에 있다는 대답을 들으신 수령님께서는 고향이 그립고 부모님들을 보고싶을테지 하고 조용히 외우시였다.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던 수령님께서는 병원일군들을 둘러보시며 이 동무의 눈을 꼭 고쳐주어야 하겠다고 절절히 말씀하시였다.

미국놈들을 몰아낸 다음 부모들과 만나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온 동무가 눈을 싸매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면 우리가 무슨 면목이 있겠는가.이 동무가 자기 고향을 해방하고 부모들과 만날수 있게 어떤 일이 있어도 눈을 꼭 고쳐주자.…

그 말씀을 듣고있던 전사는 비로소 무엇이 짐작되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눈에 감은 붕대를 안타까이 매만지였다.그 광경에 환자들도 병원일군들도 솟구치는 눈물을 걷잡지 못하는데 담당간호원이 더는 참지 못하고 《환자동무,최고사령관동지께서 오셨어요!》하고는 얼굴을 싸쥐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전사는 허둥지둥 발더듬,손더듬하며 그이의 앞으로 다가섰다.두팔벌려 어린 전사를 한품에 안아주시는 어버이수령님,용감한 사람도 우는가고 다정히 등을 쓰다듬어주시며 달래시는 그이의 음성도 저으기 갈려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동무는 남녘땅에 있는 부모들을 꼭 만나야 한다고,그러니 락심하지 말고 명랑하고 락천적으로 생활해야 한다고 간곡히 말씀하시였다.항일무장투쟁시기의 이야기도 들려주시면서 유격대원들은 병과의 투쟁을 곧 원쑤와의 투쟁으로 생각하였다고,바로 그렇기때문에 부대와 몇달씩이나 떨어져있으면서도 승리의 신심을 잃지 않았다고 뜨겁게 말씀하시였다.

어느덧 시간이 퍼그나 흘러 그이께서 자리를 뜨실 때였다.치료를 잘 받으라고 하시며 마당으로 나오시던 수령님께서는 문득 발길을 돌리시여 다시 문가로 다가오시였다.눈에 붕대를 감은 그 전사가 남들처럼 바래워드리려 따라나오지 못하고 문설주를 부여잡은채 손을 흔들고있었던것이다.

그의 손을 꼭 잡아주신 수령님께서는 다시금 간곡하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는 눈을 빨리 고치고 남녘땅에 있는 아버지,어머니를 꼭 만나야 하오!》

앞 못 보는 어린 자식을 둔 친부모의 심정이런듯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시여 몇번이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시는 어버이수령님,그이를 우러르며 환자들도 병원일군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리였다.

 

김일성장군님 고맙습니다!》

 

어느해 7월 조선서해에서 있은 일이다.하늘을 뒤덮은 먹장구름은 심상치 않은 재난을 예고하고있었다.하지만 남조선어민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가랑잎같은 배들을 끌고 날바다로 나갔다.

그들이 첫그물도 치기 전에 초속 수십m의 강한 태풍이 산더미같은 파도를 몰아왔다.순식간에 돛대가 부러지고 배들이 부서졌다.어민들이 부러진 돛대며 널쪼각을 필사적으로 부여잡고 허우적거리는 광경은 참으로 비참하였다.

바로 이때였다.인민군 해군경비정들이 수난자들을 향해 파도를 헤가르며 쏜살같이 달려왔다.조난당한 남조선어민들이 태풍에 밀리워 북반부수역으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그들을 꼭 구원해야 한다고 하시며 사랑의 긴급명령을 하달하시였던것이다.생사기로에서 헤매이던 남조선어민들은 이렇게 되여 구사일생으로 구원되였다.

어민들이 모두 구원되였다는 보고를 받으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못내 기뻐하시며 부상자들과 허약자들을 지체없이 병원에 입원시켜 건강을 완전히 회복시키도록 하시였다.그들이 모진 천대와 고역에 시달리면서 어느 하루라도 편히 쉬여보았겠는가고 하시며 금강산을 비롯한 명승지들에서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도록 은정어린 조치도 취해주시였다.

구원된 어민들가운데에는 예순번째 생일을 맞는 로인이 있었다.이 사실을 아신 수령님께서는 그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차려주도록 하시였다.사랑의 비단옷을 입고 풍성한 생일상에 마주앉은 로인의 주름깊은 얼굴에서는 뜨거운 감사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였다.다른 어민들도 모두 감격의 눈물로 두볼을 적시였다.

로인에게 시집갈 나이의 딸이 있다는것을 아신 수령님께서 그의 첫날옷감까지 마련해주시였다는것을 알았을 때 어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나이찬 자식의 다 해진 옷을 기워줄 한쪼박의 천도 없어 눈물짓던 안해의 얼굴이며 더덕더덕 기운 옷을 걸치고 남보기가 부끄러워 바깥출입도 제대로 못하던 불쌍한 딸의 정상을 보며 가슴을 쥐여뜯던 나날이 떠올라 로인은 끝내 오열을 터치고야말았다.

자는 잠은 칠성판이요 먹는 밥은 사자밥이라는 구슬픈 《배따라기》를 부르며 거치른 날바다에 몸을 내맡기던 천덕꾸러기들,《배놈》으로 천시받던 그들이 과연 언제 이런 살뜰하고 사려깊은 사랑을 받아본적 있었던가.

김일성장군님,정말 고맙습니다!》

이런 감격의 웨침이 그들모두의 심장속에서 합창마냥 터져나왔다.

남조선어민들에게 돌려주신 수령님의 이토록 뜨거운 사랑은 온 남녘땅 동포들에게 베풀어주신 민족의 어버이의 한량없는 은정이였다.

 

그리운 혈육들에게 편지를 쓰라

 

주체56(1967)년 1월초 어느날이였다.어버이수령님께서는 일본에서 홀로 귀국한 재일동포자녀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를 기별도 없이 찾아주시였다.뜻밖의 소식에 방마다 급히 문이 열리고 학생들이 저마다 앞을 다투어 달려나왔다.

모두들 설을 잘 쇠였는가고 물으시는 수령님의 안광에는 자애로운 미소가 어려있었다.그들의 학습과 생활에 대하여 하나하나 알아보시던 수령님께서는 문득 한 학생에게 부모들은 일본 어디에서 사는가고 다정하게 물어주시였다.

《오사까에 아버지가 계십니다.》

《어머니는?》

《…》

머리를 푹 숙이고 머뭇거리는 그 학생에게 수령님께서는 다시 물으시였다.

《왜?어머니가 안 계시오?》

《어머니는 저의 형제들과 함께 부산에 있습니다.》

순간 수령님께서는 안색을 흐리시였다.

그러니 한가정이 세곳에 갈라져있는셈이라고 조용히 뇌이시는 그이의 어조는 몹시 침통하였다.미제가 강요한 민족의 분렬로 이 땅의 평범한 가정들이 겪는 통절한 비극에 가슴이 답답하신듯 수령님께서는 좌중을 둘러보시며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이 동무의 가정을 보면 남조선에 어머니와 형제들이 있고 아버지는 일본에 있고 이렇게 지금 세곳에 갈라졌는데 자,이 일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장내에는 숨막힐듯 한 정적이 깃들었다.손끝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시는 수령님,그이의 안타까우신 심정이 사무쳐와 모두가 고개를 떨구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창밖을 한동안 바라보시였다.새해를 맞은 수도의 거리에는 소담한 눈송이들이 춤추며 내리고있었다.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안고 활기있게 걸어가는 사람들,대동강유보도쪽에서 울려오는 학생들의 청아한 노래소리…

생활은 저토록 환희롭게 흘러가고 이 땅우에서는 행복이 무르익고있건만 사람들의 가슴속 한구석에는 이토록 가슴아픈 사연들이 맺혀있다.인간은 우주를 정복하기 시작하였고 만리길도 하루면 다 갈수 있게 되였건만 우리 민족만은 이토록 뿔뿔이 헤여져 살고 사랑하는 혈육들을 지척에 두고서도 소식 한장 전하지 못하고있다.세상에 이보다 더한 비극이 또 어데 있겠는가.…

조국통일의 절박성에 대하여 다시금 사무치게 느끼시며 수령님께서는 학생들에게 결연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통일은 문제없이 된다.공부를 더 잘하라.그리고 부모님들에게 편지를 쓰라.우리는 통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잘한다고 편지를 쓰라.

그이의 말씀은 정다운 고향과 사랑하는 혈육들을 남녘땅과 이역에 두고있는 학생들의 심금을 세차게 울리였고 그들의 가슴속에 꺼질줄 모르는 통일애국의 불씨를 심어주었다.

우리 수령님께서 다녀가신 그날밤 기숙사는 밤바다마냥 웅실거렸다.학생들 누구나 잠들지 못하고 일본에 있는 혈육들에게,남조선에 있는 혈육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해내외 온 겨레가 태양의 따사로운 품속에 안겨 만복을 누려갈 그날을 그려보며.

본사기자 허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