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4(2015)년 9월 13일 로동신문

 

[정세론해설]

그리스의 채무위기를 통해 본 자본주의의 취약성

 

그리스의 《소작살이》가 또다시 시작되였다.그리스정부와 국제채권단사이에 구제금제공에 관한 잠정합의가 이루어진것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여러 금융기구들로부터 일정한 규모의 자금을 대부받게 되였다.그 자금의 일부로 그리스는 가까스로 유럽중앙은행에 채무를 상환하였다.심각한 채무위기에 빠져있던 그리스가 겨우 한숨 돌리게 되였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돈을 꾸어준쪽이나 꾸어쓴쪽이나 모두 불안을 털어버리지 못하고있다.왜냐하면 그리스에 대한 추가자금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에 불과하기때문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그 희생물로 그리스가 도마우에 오른 때로부터 여러해가 흘렀다.그동안 그리스는 여러 나라 은행들과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금융기구들로부터 적지 않은 구제금을 받았다.

하지만 그리스의 채무위기는 여전히 심각하며 경제가 호전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있다.채무위기에 시달리며 고달프게 흘러온 그리스의 어제와 오늘은 달리는 될수 없는 자본주의경제의 파멸의 운명을 잘 말해주고있다.

그리스의 파국적인 채무위기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였다.2007년과 2008년사이 미국에서 부동산시장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금융위기는 경제의 세계화,자본의 국제화의 흐름을 타고 삽시에 세계적규모의 경제위기로 확대되였다.

유럽도 례외가 되지 않았으며 여기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것은 그리스이다.

미국의 부동산시장에 투자했던 유럽의 대규모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위기에 처하자 이 은행들에 빚을 지고있던 그리스는 엄청난 채무상환압력에 시달리게 되였다.

2009년에 그리스정부는 국가재정실태를 정확히 료해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예산적자가 2008년에 발표된 예상자료의 근 4배에 달한다는것과 국가채무액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는것이 밝혀졌다.

그리스의 취약한 재정실태가 밝혀지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채무상환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하였으며 이 나라의 채권신용등급은 떨어졌다.

자금류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경제침체가 계속되여 채무위기는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채무액은 눈덩이 굴러가듯 계속 불어났다.

자료에 의하면 그리스의 채무액은 2009년에 국내총생산액의 112.6%,2010년에 124.9%,2011년에 135.4%에 달하였다.

그리스는 채무불리행상태에 빠져들게 되였다.그리스와 함께 이딸리아,아일랜드,뽀르뚜갈 등 다른 유로사용지대 나라들도 류사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지난 수년간 세계경제발전에 어두운 그늘을 던져주며 계속되고있는 그리스의 채무위기가 주는 교훈은 참으로 심각하다.

그것은 우선 자본주의체제로는 언제 가도 경제위기에서 벗어날수 없다는것이다.채무위기라는 심각한 처지에 직면한 때로부터 그리스는 어떻게 해서나 침체된 경제를 복구하고 자금류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를 썼다.최근년간 빈번해진 정부교체만 놓고보아도 그리스인들이 채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쳤는가 하는것을 잘 알수 있다.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낸바 있는 빠빠데모스와 경제학자출신의 싸마라스 등이 수상직을 차지하였었다.하지만 누구도 그리스를 구원하지 못했다.

지난 1월에 실시된 총선거를 통해 그리스력사상 150년만에 가장 젊은 나이에 수상이 된 찌쁘라스마저 얼마전 내각의 총사직을 선포하고 사임하였다.이전 정부들이 추진시켜온 긴축정책을 끝장내고 채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을 실시하여 경제를 구원하겠다고 하던 찌쁘라스도 결국에는 물러나고만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자본주의제도하에서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경제위기를 해결할수 없다는것을 보여준다.

그리스채무위기가 주는 교훈은 또한 다른 나라에 기대를 걸고 거기에만 의존한다면 빚진 종의 신세가 되고만다는것이다.

채무위기에 부닥치자마자 그리스가 기대를 건것은 국제금융기구들로부터의 자금융자였다.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이 계속 꾸어쓰기만 하다나니 웃돌 뽑아 아래돌 고이는 식의 악순환만 계속될수밖에 없었다.게다가 구제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구들은 그리스에 받아들이기 힘든 부대조건을 내걸었다.그것이 바로 가혹한 긴축정책의 실시였다.

자본주의나라들에서의 긴축정책은 본질상 근로대중의 임금을 삭감하고 세금을 올리며 대대적인 해고선풍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재정공간을 리용하여 근로대중을 착취하고 수탈하는 반인민적인 정책이다.이 정책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광범한 근로대중의 생활형편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지 긴축정책으로 하여 그리스에서는 해마다 실업자대렬이 늘어나고 근로대중의 생활형편은 극도로 령락되게 되였다.

2012년 4월에 아테네에서 발생한 어느 한 로인의 자총사건이 그 생동한 실례로 된다.로인은 유서에 《휴지통을 뒤져가며 먹을것을 찾아도 보았지만 도무지 살아갈 방도가 없다.》고 썼다.로인의 자살은 채무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의 사회경제형편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스에서의 채무위기와 긴축정책,그로 인한 근로대중의 비참한 처지는 자본주의제도의 구조적모순과 부패상의 축도이다.이번에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사이에 자금지원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그 대가는 역시 혹독하다.그리스는 구제금을 받는 대가로 보다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빚으로 빚을 갚는 식의 궁여지책으로는 언제 가도 채무위기를 해소할수 없으며 근로대중은 보다 가혹한 긴축정책의 희생물이 되여야 한다.

그리스의 채무위기는 결코 그리스 한 나라에 한한 문제가 아니다.자본의 국제화,경제의 세계화로 인해 하나의 사슬을 이루고있는 자본주의사회전반이 그리스와 같은 위기에 직면해있다.최근에 세계적인 범위에서 일어나고있는 주가하락사태가 그것을 잘 말해준다.

자본주의경제위기는 력사의 필연이다.

본사기자 리철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