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4(2015)년 9월 2일 로동신문

 

[정세론해설]

몸서리치는 조선인학살만행의 대가를
천백배로 받아낼것이다

 

지금으로부터 92년전인 1923년 9월 1일 일본의 간또지방에서 지진이 발생하였다.

지진은 가정들에서 점심준비를 위해 곤로에 불을 지펴놓은 시간에 일어난것으로 하여 당시 대부분 목조건물이였던 살림집들이 무너지면서 불이 당겨 순식간에 대화재로 번져졌다.

이날의 지진과 화재로 말미암아 120여만명이 집을 잃고 한지에 나앉았으며 20여만명이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죽고 불타죽었다.

지진에 의하여 도꾜는 물론 가까운 항구도시들인 요꼬하마와 요꼬스까도 거의다 파괴되고 불타버렸으며 그밖의 여러 도시들이 심한 피해를 입었다.철도와 전신전화선로들을 비롯한 교통,통신수단들도 파괴되였다.

일본반동정부는 사상자들과 리재민들에 대한 아무런 구제대책도 취하지 않았다.민심이 소란해지고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게 되자 일제는 그들의 반정부적감정을 딴데로 돌려 지진으로 조성된 심각한 사회정치적위기를 모면해보려 하였다.그로부터 재해지역 주민들의 극도에 이른 불안과 공포,정부에 대한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재일조선인들을 희생물로 삼을 간악한 흉계를 꾸미였다.

왜왕의 《칙령》 401호로 계엄령을 선포하여 무시무시한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각 지방장관들에게 조선사람들을 철저히 탄압할데 대한 공식지령을 내려보냈다.또한 일본신문들이 《조선인이 방화한다.》,《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쳤다.》,《조선인이 강도질을 한다.》는 무근거한 류언비어들을 련일 보도하게 함으로써 온 일본땅에 조선사람에 대한 증오의 분위기를 조성시켰다.

《조선인폭동설》을 날조한 일제는 무고한 재일조선인들을 터무니없이 《적》으로 규정하고 탄압할데 대한 계엄령까지 내리였다.

일본반동정부의 직접적인 관여하에 가장 악질적인 장교들로 《간또계엄사령부》가 조직되고 수만명에 달하는 군대와 경찰무력이 그 일대에 집결되였으며 불량배들로 조직된 《자경단》 등이 그들과 협동한것으로 하여 지역의 정세는 어마어마한 전시상태를 방불케 하였다.

원래 민족배타주의가 몸에 푹 배인 일제살인귀들은 조선사람들을 보거나 잡는족족 쏴죽이고 찔러죽이고 불태워죽이거나 물에 던져 죽였으며 조선사람들의 팔다리를 톱으로 켜고 식칼로 눈을 도려내는 등 야수적으로 학살하였다.

피에 주린 악당들은 《오래간만에 법이 허락하는 사람잡이이니 흥이 난다.》라고 지껄이면서 쾌락에 들떠 길목마다 검문소를 만들어놓고는 우리 사람들이 발음하기 힘들어하는 까다로운 일본말을 시켜보면서 조선사람을 모조리 골라내여 그 자리에서 가차없이 죽이였다.일본사람들자체가 처참하게 죽은 조선사람들의 시체를 보고는 이때처럼 수치감을 절감하기는 처음이였다고 증언한것만 놓고보아도 당시의 스산한 살인광경을 짐작할수 있다.

조선사람들이 당하는 끔찍한 참상들을 보다 못해 도꾜에 있는 각국 대사와 공사들은 야만국인 일본을 상대로 외교를 계속할수 없다고 하면서 일본외무성에 련명으로 항의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간또계엄사령부》의 사촉하에 피에 주린 이리떼로 화한 일제군경들과 《자경단》놈들은 조선사람잡이에 피눈이 되여 돌아치면서 장총,일본도,단도,참대창,곤봉,쇠갈구리 등 각종 살인흉기들을 휘둘러 단 며칠동안에 무려 2만 3 000여명의 무고한 조선사람들을 참혹하게 학살하였다.

일제가 감행한 조선인학살만행은 단순히 재해로 인하여 흉흉해진 민심을 수습하고 정부에로 쏠리는 불만을 딴데로 돌리기 위해 몇몇 고위인물들의 계략에 따라 꾸며지고 감행된 개별적인 테로행위가 아니다.

당시 일제가 노린 목적은 일본인들속에 조선사람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주어 우리 나라에 대한 식민지지배를 합리화,정당화하고 나아가서 아시아침략에 유리한 사회정치적환경을 마련하는데 있었다.조선인학살만행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본의 최고통치자의 지시하에 국가권력을 총동원하여 조직적으로,계획적으로 조작강행된 몸서리치는 살륙만행이였다.

인류력사를 돌이켜볼 때 전쟁이나 분쟁지역에서 무장집단에 의한 대학살이 감행된것은 적지 않게 기록되여있지만 일본에서와 같이 자연재해까지 타민족말살의 기회로 악용하여 군대와 경찰,주민들을 집단적인 대학살에로 내몬 례는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까지 간또대지진때의 조선인학살만행진상을 가리우기 위해 그 책임을 《자경단》과 같은 민간단체들에 넘겨씌우고있으며 조선사람들에게 감행한 모든것을 부정하고 외곡하여 중학생들의 교과서에 반영하는 놀음까지 벌려놓고있다.

일본반동들이 력사외곡에 그처럼 집요하게 매달리는것은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외곡된 력사를 주입시킴으로써 그들을 군국주의광신자들로 키워내여 군국화와 해외침략의 길로 내몰아 《대동아공영권》의 야망을 기어이 실현하자는데 있다.

또한 일본이 《정의의 위업》을 수행해왔기때문에 반인륜적범죄에 대하여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국가적배상을 할 필요도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자는것도 일본이 노리는 목적의 하나이다.

일본의 과거청산문제는 그 어떤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다.그것은 반인륜적죄악을 청산하기 위한 정치도덕적문제이며 국제법적문제이다.이를 외면하고 아직까지도 과거청산을 회피하고있는 일본의 처사는 초보적인 도리조차 지킬줄 모르는 도덕적저렬성을 세계앞에 더욱 드러내놓는 결과만을 빚어낼뿐이다.

일본은 지난날의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세계앞에 정직한 모습으로 나서야 한다.

김국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