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5(2016)년 4월 4일 로동신문
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 언제나 인민과 함께 최민철
《인민을 믿고 사랑하며 인민의 리익을 위해 싸우는것보다 더 큰 영예와 자랑은 없다. 죽어도 인민을 위해 죽고 살아도 인민의 사랑속에서 영원히 살자!》 위대한 수령 1937년 봄 내가 속하였던 부대가 부금현 칠성하강반의 쓰팡린즈에 림시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던 시기에 있은 일이다. 이 일대는 지리적조건으로 보아 적들이 함부로 기여들수 없는 하나의 《자연요새지》였다. 무연한 광야의 한부분을 이룬 칠성하강반에는 사람의 키를 넘는 갈이 우거져있었고 물이 많은 습지대였다. 겉으로 보기엔 풀잎과 물이 질펀하게 고인 보통 습지같았으나 한걸음만 발을 잘못 디디면 순식간에 깊은 흙탕속에 빠져들어가 헤여날수가 없었다. 이러한 습지판에도 간혹 군데군데 높고낮은 구릉지대가 있었고 거기엔 울창한 수림까지 들어차있었다. 바로 우리가 자리잡은 쓰팡린즈도 이러한 지대의 하나였다. 우리가 이 지대에 림시근거지를 두고 활동하게 된것은 왜놈들의 악선전에 기만당하여 우리 유격대를 잘못 인식하고있는 이곳 인민들에게 혁명의식을 넣어주며 그들속에서 반일력량을 조직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우선 칠성하강반에 있는 투도린즈부락 인민들과 련계를 맺기 위하여 그곳 실정을 료해하였다. 당시 투도린즈는 약 400호가량 되는 중국인부락이였는데 주위는 높은 토성으로 둘러싸이고 성벽중간마다에는 포구가 있었다. 그러나 부락안에는 왜놈《수비대》나 경찰은 없고 다만 인민들스스로가 자체방위를 위해 조직한 자위대가 있을뿐이였다. 그들은 자체로 만든 포(나무로 만든것)까지 가지고있었다. 우리가 이 지대에 오기 전까지만 하여도 토비놈들의 략탈행위가 빈번했는데 인민들은 놈들이 부락을 습격할 때마다 나무로 만든 포를 걸어놓고 냅다 갈기군 했다 한다. 이리하여 토비놈들은 아직 한번도 이 부락에 들어오지 못했다. 부근에 주둔하고있는 일만군경들과 《수비대》놈들도 이 부락인민들을 경계나 하고있을 정도였고 손은 대지 않았다. 적들의 이러한 리면에는 간교한 흉책이 숨어있었다. 왜놈들은 토비들의 략탈행위가 있을 때마다 마치도 유격대가 그렇게 한것처럼 인민들속에 기만선전을 함으로써 인민들로 하여금 유격대를 적대시하게 하였다. 이것은 일시적이나마 우리 유격대와 인민과의 련계에서 난관을 조성했다. 지휘부에서는 적들의 이러한 흉계를 간파하고 수차에 걸쳐 공작원들을 파견하여 인민들속에서 왜놈들의 허위선전을 폭로하며 우리 유격대에 대한 옳은 인식을 갖도록 하기에 노력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부대는 투도린즈부락으로 들어가게 되였다.그것은 우리의 실지행동으로써 인민들의 그릇된 생각을 하루바삐 깨우쳐주자는데서였다. 우리는 대낮에 붉은기를 휘날리며 성문앞으로 걸어갔다. 이때 성문을 지키고섰던 보초병(부락 자위대원)은 우리를 보고 당황해하였다. 대렬 맨 선두에 서서 들어가던 대원 한 동무가 먼저 보초앞으로 다가서며 소리를 쳤다. 《놀라지 마시오.우리는 당신들을 위해 일제를 반대하여 싸우는 항일유격대요.》 《항일유격대라니?》 보초는 반신반의의 태도로 우리 대오를 찬찬히 훑어보는것이였다. 잠시후 촌장이 성문밖으로 나섰다. 《정말 항일유격대인가?》 이때 리학만동지가 대렬앞으로 쑥 나서며 말했다. 《무엇때문에 우리를 의심하는거요.저 붉은기를 보면 알터인데…》 촌장은 그제야 알만 하다는듯이 머리를 끄덕이면서 《가만히 좀 기다리시오.우리는 당신들을 정식으로 환영하겠소!》 하고는 바삐 성안으로 사라졌다. 이미전에 리학만동지는 이곳에도 몇번 다녀간 일이 있어 부락사람들은 그를 잘 알고있었다. 잠시후 성문우에는 우리 유격대를 열렬히 환영한다는 글이 붙여지고 촌장이 자위대를 거느리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인민들의 환대는 더욱 지극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언행에서는 어디엔가 우리를 경계하며 조심스레 대한다는것이 느껴졌다. 그럴수록 우리는 로인들을 존경하고 지방풍습을 존중하면서 인민들을 더욱 친절하게 대하였다.그리고 마당을 쓸어주고 물을 길어주며 농사일을 돌보는 등 그들의 바쁜 일손을 적극 도와주면서 일제의 침략상에 대하여,우리 유격대의 투쟁목적과 사명에 대하여 알기 쉽게 거듭 해설해주었다. 이렇게 이 부락에서 며칠 지내는 동안 인민들과 우리들사이는 어느덧 한집안식구처럼 다정해졌으며 그들의 정치의식도 급속히 높아져갔다. 이후부터 투도린즈인민들은 유격대를 돕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아끼지 않았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피복,식량을 보내줌으로써 우리를 적극 도와주었다. 칠성하류역일대의 부락이 이렇게 점차 우리의 영향밑에 들어오게 되자 적들은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최용건동지의 인솔하에 우리 한개 중대가 얼도린즈부락에서 공작을 하던 1937년 6월 어느날,정오가 훨씬 지났을 때 이곳으로 적이 밀려왔다. 적은 순 왜놈《수비대》로서 한개 련대가량 되였다.수십명에 불과한 우리에 비하면 적의 력량은 대단히 많았다. 그러나 적들이 얼도린즈에 들어오자면 습지판가운데로 뻗은 외줄기길로밖에 달리는 행동할수 없었다.이것을 잘 알고있는 우리들이 성벽과 포대에 의지하여 그 길만 막아선다면 능히 승리할수 있었다.우리는 자신심을 가지고 바삐 전투준비를 서둘렀다. 적들은 멀리서부터 총질을 해대며 외줄기길로 하여 우리에게로 몰켜왔다. 우리는 총소리 한방 내지 않고 놈들이 가까이 다가서기만 기다렸다. 적들이 약 50m앞까지 접근하였을 때 우리는 기관총과 보총으로 집중사격을 퍼부었다.앞에서 오던 놈들이 비명을 지르며 무리로 쓰러졌다. 불의에 불벼락을 맞은 놈들은 황급히 뒤걸음질치더니 이번에는 박격포를 쏴대기 시작했다. 적의 포탄은 성안으로 날아와 민가를 파괴하고 인민들에게도 일부 피해를 주었다. 인민들은 놈들에 대한 치솟는 격분을 참지 못하여 나무포를 끌고와서 함께 싸우자고 우리에게 간청해나섰다. 그들의 심정은 십분 리해할수 있었으나 우리는 그 요구를 수락할수 없었다.그들이 전투에 직접 참가한다면 상할수 있을뿐만아니라 우리가 이곳을 떠난 후 왜놈들에게 행패를 당할수 있었기때문이였다. 인민들은 이러한 사정이야기를 듣고 《당신들이 정말 인민의 군대요!…》라고 하면서 비록 총은 잡지 않았지만 희생을 무릅쓰고 우리를 도와주었다.우리는 그들에게서 고무를 받으며 놈들에게 더욱 무서운 타격을 가했다.성문앞에는 놈들의 주검이 딩굴고있을뿐 적들은 얼씬도 못했다. 그런데 적의 포탄은 계속 날아와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위협했다.시간이 갈수록 포탄에 의한 피해는 더해질것이였다. 이때 지휘부에서는 전중대가 부락에서 철수하여 얼룽산을 차지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얼도린즈에서 얼마간 떨어져있는 얼룽산은 전투하기에 그리 좋은 곳이 못되였다.게다가 부락에서 그곳까지는 물판이여서 그곳으로 이동한다는것은 여간만 불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민을 위해 총잡고 싸우는 우리들이 인민에게 피해를 끼칠수는 없었다. 우리는 뒤따라오는 적을 족쳐대면서 신속히 얼룽산에 올라가 산릉선을 차지하고 재빨리 사격호를 팠다. 반원형으로 진지를 차지한 우리들은 적 선두대렬이 얼룽산에 오르는 경사면에 이르자 일시에 총탄을 퍼부었다. 적련대장놈은 《일본도》를 뽑아 휘둘러대면서 뒤걸음질치는 사병들을 다시 앞으로 내몰았다.그러나 이것도 무모한 발악이였다. 우리는 계속 맹렬한 사격으로 놈들이 골을 쳐들지 못하게 하였다. 얼룽산아래는 삽시간에 우리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고 물구뎅이에 빠져죽은 적들의 시체로 뒤덮였다. 뒤로 물러섰던 놈들은 포사격을 퍼부으며 다시 이리떼처럼 몰려왔다. 이때 나는 대렬뒤에서 지휘하고있는 적련대장놈의 숨통을 끊어버리려고 단단히 마음을 다지고 총을 겨누었다. 공교롭게도 그놈이 휘두르는 《일본도》가 해빛에 어찌나 반사되는지 정확히 조준할수가 없었다. 나는 그만 울화가 나서 그놈을 대강 짐작으로 조준하고 몇방 쏘았다.그러나 총알은 빗나가고말았다. 이때 김학산동무가 내곁으로 다가와서 왜놈련대장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땅!》 하는 총성과 함께 적련대장놈은 몸을 비틀면서 물속에 처박히고말았다. 나는 내 손으로 그놈을 죽이지 못한것이 분했다. 조금후에 몇몇의 왜놈장교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몰켜와서는 그놈의 시체를 끄집어내느라고 야단법석을 하는것이 보였다. 나는 얼른 조준하여 그중 한놈을 그 자리에 거꾸러뜨렸다. 우리의 맹렬한 사격앞에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수다한 주검만을 낸 적들은 다시 포사격을 하며 발악을 했다. 우리들은 적 박격포수들의 동작을 빤히 내려다보면서 사격호속에 엎드려있다가는 적들이 골을 들기만 하면 기관총으로 냅다 갈기군 했다. 전투속에서 어느덧 하루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갔다. 격렬한 싸움은 의연히 계속되고있었다. 이때 등에 짐을 진 인민들이 산을 넘어 바삐 우리에게로 달려오고있었다.우리는 잠시나마 놀라움을 숨길수 없었다.그들은 얼도린즈에 사는 인민들이였다. 왜놈들이 성안으로 밀려들게 되자 그들은 급히 린접부락으로 피신해갔었다.총성은 그곳에서도 들을수 있었다.《싸우는 유격대를 돕자!》라는 구호밑에 전부락이 떨쳐나섰다.그리하여 인민들이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가지고 이들이 대표로 선발되여 우리에게 왔던것이다. 김이 나는 음식을 받아든 나의 가슴속으로는 뜨거운것이 치밀어올랐다. 《이놈들아! 수백,수천만 인민이 우리와 함께 있다! 어디 올테면 오라!》 김학산동무가 불을 토하듯 웨치였다.우리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했다. 우리앞에서 적들은 주검을 쌓으면서도 순순히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적들은 정면공격을 계속하는 한편 일부 력량으로 우리를 후면으로 기습하려고 시도했다. 한종협동무를 비롯한 6명의 우리 동무들은 간신히 얼룽산뒤쪽 경사면에 달라붙은 적에게 맹렬한 사격을 퍼부었다. 참패를 당한 적들은 드디여 어둠을 리용하여 황급히 도망치고말았다. 우리는 이날 전투에서 왜놈《수비대》련대장을 비롯하여 한개 련대의 력량을 거의나 소멸하고 많은 무기들을 로획하였다. 우리가 산에서 부락에 내려왔을 때 인민들은 열광적인 환성을 올리며 우리들의 전투승리를 축하해주었다. 이튿날 아침 부대가 이 부락을 떠나게 되였을 때 온 부락사람들은 밤을 새워가며 정성들여 만든 원호물자를 실은 마차를 끌고 우리를 따라나섰다. 그들은 멀리까지 따라오면서 우리와 헤여지는것을 몹시 서운해하였다. 바래는 인민들이나 떠나는 유격대원들은 서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오래 손을 흔들었다. 이처럼 우리 유격대는 그 어디에서나 인민을 믿고 인민과 함께 살며 싸웠으며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적과 용감히 싸웠다. 이로 인하여 우리는 가는 곳마다에서 인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받으면서 원쑤들에게 보다 심대한 타격을 줄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