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6(2017)년 11월 24일 로동신문

 

동승기

우리는 언제나 만선의 배길로만 간다

락원수산사업소 뜨랄선 《0-뜨-1291》호를 타고

 

강렬한 조명빛에 반사되여 은빛으로 번들거리는 물고기들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리는 통천수산사업소 하륙장에서 우리는 락원수산사업소 뜨랄선 《0-뜨-1291》호의 김동춘선장을 만나게 되였다.선창에 가득 차있던 백수십t의 물고기를 부리고 출항준비를 끝마쳤다는 그의 자랑담긴 말속에서 우리는 높이 세운 전투목표를 단숨에 돌파할 만만한 투지를 느낄수 있었다.

당이 제시한 수산물생산목표점령을 위한 투쟁에서 언제나 앞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만선의 주인공들, 당정책옹위전의 한길에서 굴함없는 공격정신을 남김없이 발휘하고있는 이곳 어로공들의 투쟁모습을 전하고싶어 우리는 동해중심어장에로의 동승길에 올랐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수산전선에서 비약을 일으켜 황금해의 력사를 빛내여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오른 뜨랄선 《0-뜨-1291》호가 부두를 떠난것은 자정이 훨씬 넘은 새벽녘이였다.고르로운 기관소리도 밤의 정서와 어울려 가락맞게 들려오고 배전을 치는 파도소리도 유정하게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조타실에 들어선 우리는 그곳에서 승선지도에 오른 함경남도수산관리국 당책임일군인 신철민동무를 만나게 되였다.휴대용콤퓨터로 최근어황과 바다밑자료, 다른 단위들의 물고기잡이경험 등을 선장을 비롯한 초급일군들에게 알기 쉽게 차근차근 깨우쳐주고있는 당일군의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였다.

어느덧 날이 밝아 수평선 저멀리에서 아침해가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약동하는 새날의 개시와 함께 선원들의 아침 첫 일과가 시작되였다.밀대와 호스를 들고 갑판과 선원실내부를 깐깐히 청소하는가 하면 투망작업준비를 다그치는 모습들도 보였다.한손으로 쌍안경을 들어 멀리 다른 배들의 작업과정을 지켜보는 선장의 모습에는 드센 경쟁열이 엿보였다.배에 설치된 어군탐지기에는 신비로운 바다밑의 세계가 펼쳐지고 콤퓨터화면에는 1급, 2급, 3급의 어장상태가 여러가지 색갈로 현시되고있었다.이 모든 자료들을 유심히 주시하던 선장은 새 어장에로 진출할것을 결심하며 호기있게 구령쳤다.

《키 우로, 전속 앞으로!》

어장에 도착하자 선장이 투망을 알리는 첫 종을 울렸다.

어로공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민첩하게 움직였다.권양기의 가동상태를 감시하며 능숙한 솜씨로 한껏 긴장된 쇠바줄을 조금씩 놓아주는 운전공들, 여기에 보조를 맞추며 갑판원들이 그물을 바다에 떨구기 시작하였다.마지막에 벌림판이 물면을 《철썩-》하고 치면서 바다물속으로 들어갔다.

투망작업이 끝나자 선장의 구령이 울렸다.

《보조기관 시동! 미속으로!》

퉁탕거리던 기관소리가 한결 더 요란해지고 배속도는 점차 떠졌다.얼마후부터 바다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대화기에서 해상경보를 알리는 목소리가 울렸다.

《물결 3m, 바람은 13~18m/s, 시급히 대피하라.》

그에 화답하는 선장의 담찬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날아갔다.

《전방에서 도루메기떼를 발견했다.물고기떼를 놓칠수 없다.》

《안심하라.우리는 예망작업을 계속하겠다.》…

검푸른 파도가 바다우에 떠있는 모든것을 통채로 삼킬듯 기승을 부리며 배전을 들이치기 시작했다.파도가 덮쳐들 때마다 산산이 부서진 물보라가 조타실의 창문에 휘뿌려졌다.그러나 《0-뜨-1291》호는 끄떡없이 광란하는 바다와 싸우며 앞으로만 전진하였다.

잠시후 전투경보마냥 양망종을 길게 울린 선장은 조타를 부선장에게 넘기고 갑판으로 뛰여내려갔다.무섭게 뒤흔들리는 갑판에서 어로공들의 격렬한 투쟁이 벌어졌다.팽팽하게 긴장된 쇠바줄이 련속 권양기에 감기는 속에 물고기가 든 묵직한 그물이 서서히 물우로 떠올랐다.그물이 올라오자 오랜 경험을 가진 선장의 능숙한 지휘밑에 어로공들이 침착하게 조임줄에 고리를 련결하고 권양기쪽으로 손짓하며 끌어올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파도가 부서지는 갑판에서 어로공들과 함께 양망작업을 하고있는 관리국당책임일군의 모습이 인상깊게 안겨왔다.펄펄 뛰는 도루메기가 폭포처럼 선창에 쏟아져내리기 바쁘게 또다시 움씰움씰 올라오는 물고기더미, 이런 과정이 7번이나 반복되였다.작업을 지휘하던 선장이 얼굴에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이번 한기망에 25t의 물고기를 잡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다.

검푸른 파도는 이들의 의지를 시험하듯 더욱 기승을 부렸다.그러나 이들의 가슴마다에는 한몸의 위험보다도 당정책을 결사관철하려는 혁명열, 투쟁열이 차넘쳤으니 그들의 모습은 돌격침로를 차지하고 적함으로 육박하는 전화의 용사들을 방불케 하였다.격렬한 투쟁속에 날이 저물고 또다시 밤이 찾아왔다.

뜨랄선에서 얼마간 떨어진 곳에서 불배 《0-소-16739》호가 강렬한 조명빛으로 주위를 대낮같이 밝히며 물고기들을 끌어당기고있었다.

새로운 바다풍경을 펼치는 불배를 바라보는 우리곁으로 다가온 선장이 오늘밤에는 건착어로전을 보란듯이 벌릴 결심이라고 이야기하는것이였다.알고보니 이 배는 뜨랄만이 아니라 건착작업까지도 할수 있는 만능어선이였다.

불배가까이로 배를 몰아가며 김동춘선장이 대화기로 불배선장인 위승환동무에게 물었다.

《비단도31, 물고기상태는 어떤가.》

《비단도22, 수심 55m부터 45m계선에 모여있다.》

《알았다.》

김동춘선장이 건착작업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리자 누에가 실을 뽑듯 배전에서 그물이 풀려나오며 불배주위를 빙 둘러쌌다.불빛에 반사되여 번쩍거리는 떼들이 고리모양을 이루는 건착그물의 길이는 눈짐작으로도 700m 남짓하였다.건착그물이 포위환을 형성하자 불배가 약속이나 한듯이 자기 위치를 리탈하였다.어군탐지기를 주시하던 선장이 아래벼리를 조이기 위해 조임줄을 당길것을 지시하였다.권양기가 용을 쓰는 속에 아래벼리가 조여지자 얼마간 동안을 두었다가 다시 웃벼리를 조이라고 구령쳤다.

서서히 좁아지는 포위환, 펄펄 뛰는 은빛색물고기들로 바다물면이 부글부글 끓어번졌다.이 과정을 세심하게 주시하던 선장이 양망신호를 보냈다.배에 설치된 건착설비들이 가동하는 속에 육중한 물고기그물이 선창우로 옮겨졌다.흐뭇한 어조로 선장은 우리에게 이번 한기망에 40여t의 물고기를 건져냈다고 말하였다.

뜨랄과 건착으로 낮과 밤을 이어가며 격렬한 어로전은 계속되였다.

이들이라고 어찌 피곤을 모르랴.그러나 우리 당이 바라고 의도하는것이라면 자그마한 주저나 동요도 모르는 이들의 불덩이같은 심장속에는 오직 만선의 배고동소리만이 가득 차있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1등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이들에게 높은 물고기잡이실적의 비결이 어디에 있는가고 묻군 한다.

특별히 어구조건이나 어황상태가 좋은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들처럼 당이 펼친 황금해의 력사를 빛내여갈 일념으로 순간순간을 가슴 불태울 때 어디서나 선창에 물고기 가득 넘치고 만선의 배고동소리 높이 울려퍼지리라는것을 우리는 실지 체험을 통해 확신하게 되였다.

글 및 사진 현지보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