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7(2018)년 3월 19일 조선신보

 

평창올림픽 녀자빙상호케이북남단일팀
선수들과 나눈 추억담

보고싶은 동생들에게,《꼭 평양에 와, 랭면 백그릇 먹여줄테니》

 

【평양발 글-김숙미, 사진-로금순기자】력사적인 올림픽 첫 북남단일팀이 자기 활동을 마치고 서로 헤여졌으나 그들이 겨레에게 안겨준 감동은 시간이 가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있다. 북의 빙상호케이선수들의 훈련거점인 평양빙상관을 찾아 황충금,려송희,김향미선수(모두 대성산체육단)들과 잊지 못할 단일팀의 추억담을 나누었다.

-평양에 온 후 어떻게 지내고있는가.

려송희(이하 려): 경기준비를 하느라고 한창 훈련을 진행하고있다. 3월 31일부터 슬로베니아에서 진행되는 2018 년 세계녀자빙상호케이선수권대회 2부류 A조에 출전하게 된다. 평양에 와서 하루정도 휴식하고 곧장 훈련을 시작했다.

황충금(이하 황) : 올림픽경기대회에 출전한 12명선수와 다른 선수들을 합친 팀으로 나간다. 올림픽에 나갔다 온 직후이기도 하니까 지금 팀의 기세가 매우 좋다. 이번 대회에서 꼭 1등을 할 결심이다.

-남측선수들과 헤여져서 벌써 보름,추억이 많을것인데 어떤 일들이 생각나는가.

려 : 우리는 남측에 경기하러 두번씩이나 나갔는데 남측선수들은 평양에 한번도 못왔다. 그래서 남측선수들이 평양에 막 오고파하면서 평양에 꼭 가겠으니 평양랭면을 무조건 먹여달라고 했다. 옥류관하고 청류관에서. 그래서 우리가 꼭 해주겠다고 했는데 《몇그릇 해주겠나.》고 하는것이다. 그러니까 《백그릇 먹여주겠다.》고 말해주었다.

김향미(이하 김) : 평양이야기도 많이 해주었는데 개선청년공원,릉라인민유원지,릉라곱등어관,문수물놀이장...이런것들을 말해주니까 우리 동생들이 야,멋있다고,특히 개선청년공원에 제일 가보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평양에 꼭 와서 함께 놀자고 약속했다.

황 : 내 인상에 남는것은 떠나기 5일전, 3일전...이렇게 리별의 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따라 그전에는 만나면 서
로 웃고 막 떠들던것이 앞으로 얼마 안있어 헤여진다고 생각하니까 남측선수들을 보는 순간에 저도 모르게 섭섭하기도 했다. 그때 느낌이 인상에 남아있다. 특히 헤여지는 순간은 생생히 기억한다. 다시 만나자고 울면서 부둥켜안고 가려고 하는데 서로 손을 굳게 잡으니까 한동안 그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려 : 뻐스가 조금만 더 늦게 떠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였다. 다시는 못만날수 있는데 울면서 우리 다음번 올림픽에 다시 단일팀으로 나가자고, 우리 훈련 잘하고 그때 다시 만나자고 약속도 했다.

-남측선수들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 말해달라.

려 : 우리가 진천에 도착한 날 남측선수들이 다같이 나와
서 꽃다발도 주고 환영해주었다. 북남이 따로 없이 섞여
서 사진도 찍었다. 처음에는 그냥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생각으로 기뻤는데 남측선수들하고 가까이 지내면
서 단일팀으로,우리가 하나가 되여서 나간다는 자각이 굳어졌다.

김 : 《안녕하십니까?》,《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나누었고 《우리는 하나다!》구호도 웨쳤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는데 지내보니까 정말 떨어질래야 떨어질수 없는 한민족이라는것을 느꼈다.

황 : 남측선수들과 난생처음으로 단일팀으로 나가는데 그들과 마음을 잘 맞추고 경기를 잘할수 있겠는가 우려감도 없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를 모르니까 서먹서먹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에 어떻게 정을 나누었는가.

황 : 진천선수촌에서 공동으로 훈련해서 가까이 지내면
서 진짜 피줄도 하나,얼굴 생김새도 하나인 한민족이구나 하고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을 잘 맞추고 경기를 잘할수 있다고 느끼게 되였다. 훈련장에서는 서로 모르는것을 대주거나 배워주면서 가깝게 되였다. 북측선수들은 누가 경기장에서 넘어지면 누구할것없이 다가가서 《일없나? 아프지 않나?》 이렇게 위로해주는 집단주의가 있지 않는가. 그런데서 남측선수들이 우리를 따라주었던것같다.

려 : 주장인 박종아를 비롯해서 남측선수들은 우리보다 나이가 아래인 동생이 많았는데 서로 언니,동생이라고 부르군 했다. 동생들이 언니들에게 도덕을 지켜주려고 하고 우리한테서 배우려고 하는 그런 모습에서 역시 우리 조선사람들은 도덕적측면에서 우월한 민족이라고 생각했다.

황 : 이번에 남쪽에서 북측선수 3명이 생일을 맞이했는데 다같이 축하도 해주었다. 북과 남,생일을 축하해주는 노래가 각 각 있는데 우리 노래도 부르고 남측선수들이 자기네 노래도 불렀다. 우리가 부르는 《축하합니다,생일을 짝짝짝》,이 노래를 남측선수들이 막 좋다고 하니 그들모두에게 배워주었다. 향미선수 생일때는 최지연이란 동생이 자기가 이 노래를 향미언니에게 불러주겠다고 하면서 며칠전부터 우리한테 찾아와서 배워달라고 했다.

김 : 내 생일에 지연이가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그때 그가 정말 내 친동생처럼 여겨졌다. 정말 우리 같은 민족이 더 이상 갈라지지 말고 하나가 되여서 통일이 되고 우리 서로 만나서 그 노래를 다시 불렀으면 좋겠다.

려 : 강릉의 바다가에도 산보하러 갔는데 우리가 작년에 강릉에서 진행된 세계빙상호케이선수권대회에 출전했을 때
도 그 바다가에 가서 우리끼리 바다물이랑 만지고 발도 담그고 놀았다. 그때도 바다를 보면서 조선의 바다로구나 해서 기분이 막 좋았는데 이번에는 남측선수들하고 같이 한팀으로 가니까 감회가 완전히 새로왔다. 오륜앞에서 집체사진도 찍었는데 그때 정말 기뻤다. 


-경기용어의 차이 등 의사소통에서 호상 어려움은 없었는가.

황 : 처음은 경기를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훈련이랑 하고 경기를 할수 있을가 걱정스러웠다. 훈련장에
서 남측선수들이 《체인지 체인지!》라고 하는데 이건 선수 교체를 말한다. 그런 외래어가 꽤 많았다. 반대로 남측선수들은 우리 말로 경기하는 습관이 없으니까 우리가 하는 말을 못알아들었다. 그런데서 조금 어려웠다.

려 : 외래어를 섞으면 우리가 리해를 잘 못하니까 그 외래어의 뜻을 조선말로 풀어서 말해주었다. 훈련과정에 《이
럴 경우에 말이 통하지 않았으니까 다음에 이렇게 하
자》, 이렇게 약속하면서 소통을 해나갔다. 서로 리해하고 도와주면서. 어떤 때는 그들이 자기네도 번역하면서
도 그 뜻을 조선말로 풀이못해서 우리 보고 《어떻게 말해야 되나?》 하고 거꾸로 물어보았던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대충 리해해서 《어 알았어,알았어.》라고 해서 참 우습기도 했다.

김 : 그러나 그런 어려움을 겪는것은 몇주일정도가 아니
고 단 며칠간이였다. 인차 익숙해서 서로 의사소통하게 되였다. 사실은 어려움이라고는 할수 없었다.

황 : 차이보다도 통하는것이 더 많았다. 스위스와의 경기가 끝난 다음날 팀에서 훈련경기를 했을 때이다. 나는 남측선수 하고 같이 방어를 했는데 남측선수하고 나하고 자리가 쑥 바꿔졌다. 내가 남측선수자리에 가고 남측선수가 내 원래자리에 왔는데 그때 어느 한쪽이 자기 자리에 다시 돌아오면 한쪽에 공간이 생긴다. 그것을 알아서 서로 아무 말없이 그냥 그대로 그 자리를 지켜준 장면에서 남측선수하고 마음이 통했다고 느꼈다.

김 : 경기때 실수를 하면 서로 포옹도 해주고 힘내라고 위로도 해주던 모든 일들이 추억에 남아있다.

-비록 경기결과는 5전 5패였지만 북남이 하나로 된 모습은 온 경기장을 통일열기로 들끓게 하였다.

황 : 첫 경기부터 세계적인 강팀과 맞다들렸던것만큼 이기겠다는 생각보다 민족이 하나로 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공통
된 지향과 결심을 가지고 경기장에 나섰다. 그런데 아무리 최상급의 팀들과 맞선다고 해도 선수들은 이기겠다고 경기
에 나서지 않겠는가. 8개 팀들중 꼴등이라도 할수 없다, 다만 최선을 다해서 1승하겠다, 그런 정신으로 했는데 결국 이루지 못했다.

려 : 관람석에서 하나된 모습,하나된 목소리로 응원하는 우리 응원단, 남녘동포들을 보면서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야 되겠다는 자각을 더 가지게 되였다. 특히 《우리는 하나다!》 구호를 웨칠 때 우리가 하나의 실점을 당했다 하더라도 잘해야 한다,분발해서 이겨야 한다는 심정이였다.

김 :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된 우렁찬 박수소리,환호...그런 체험은 난생처음이였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한알 넣으니까 온 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치며 마치 우리가 이긴것처럼 기뻐했다. 그 열기가 마지막 경기가 끝
날 때까지 식지 않았다. 특히 반드시 이겨야 할 일본전에서 첫 꼴을 넣었으니까 그 기쁨이란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긴것
과 같은 기쁨이였다. 서로 막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려 : 총련응원단도 우리한테 꼭 이겨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전에서 꼭 이겼으면 하는것은 남측도 같고 우리도 같고 총련동포들도 모두 같은 한결같은 마음이였다. 경기내용을 보면 대체로 우리 팀은 처음 대전할 때는 긴장감이 풀리지 않았는
데 두번째 대전할 때는 긴장감이 풀리고 알수차이도 줄이고 경기활동도 좋았다. 그러니 다음 기회에는 우리가 꼭 이길
수 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녘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는가.


려 :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지만 그사이에 맺은 정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조국통일을 위해서,우리 서로 만날 그날을 위해서 힘껏 노력한다면 앞으로 다시 만날 그날이 꼭 올것이다.


김 : 통일을 위해서 우리 서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하고싶다.


황 : 모든 선수들,감독부터 시작해서 다 보고싶다. 남측선수들과 우리는 조국이 통일되여야 다시 만날 기회가 차례지니까 우리가 다시 만나고싶은 심정이 있으면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 모든것을 다하며 힘껏 노력하자. 통일의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그때 다시 행복하게 만났으면 좋겠다.

(조선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