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7(2018)년 11월 2일 조선중앙통신

 

론평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여나겠는가

 

(평양 11월 2일발 조선중앙통신)

미국의 체질화된 강박증세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시간은 쉬임없이 흘러가는데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라는 외마디말만 되풀이하면서 바위짬에라도 끼운듯 대조선압박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것이 미국이다.

평양에서 량국관계개선을 위한 조미협상이 진행되든말든, 《9월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되여 온 세상이 격동하든말든 상관없이 백악관과 미행정부의 고위인물들은 매일같이 마이크에 대고 《북조선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제재가 지속되여야 한다.》고 피대를 돋구며 가시돋힌 소리들만 련발하고있다.

온 세상을 향해 뻔질나게 그 무슨 대조선제재와 관련한 《주의보》라는것을 발령한다, 우리와 관계있다고 보아지는 대상들에 대해 국적에 관계없이 제재조치를 취한다 하면서 국제적인 대조선압박그물이 찢어져나갈가봐 전전긍긍하고있다.

남조선에 대고는 남북관계개선을 조미핵협상속도에 맞추어 추진해야 한다는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강요하는가 하면 모든 북남협력사업들을 추진하기에 앞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시간표를 미국에 미리 알려주고 제재위반가능성이 없다는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저승사자》의 섬뜩한 어조로 압력을 가하고있다.

도대체 이것이 조미사이의 적대관계청산과 관계개선이라는 새로운 력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란 말인가.

과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세기적사업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여야 하는가고 묻지 않을수 없다.

지난 6월 조미수뇌분들이 싱가포르에서의 력사적인 상봉에서 두손을 맞잡고 확약한것은 세기를 이어온 조미사이의 적대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개선의 새로운 력사를 만들어가자는것이였다.

그래서 온 세상이 열광하며 박수를 보낸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싱가포르에서 확정한 목표도 잃고 조미관계개선과 평화라는 기본주제, 기본궤도에서 탈선하여 《최대의 압박을 통한 비핵화》라는 지선에로 기차를 몰아가고있다.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조치로 제재구실이 날아난지가 언제이고 싱가포르에서의 세기적만남이 이루어진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제재압박의 동굴에서 헤매고있는가 하는것이다.

아무리 정신이 혼란되였기로서니 자기가 무엇을 약속하였고 어디로 가자고 하였댔는지 목적지마저 망각하면 되겠는가.

다시금 부언하건대 관계개선과 제재는 량립될수 없는 상극이다.

이 세상에 《친선》과 《압박》처럼 불상용적관계의 극치는 없을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제재와 압박이 협상력을 높인다는 비물리학적이며 비론리적인 공식을 《의심할바없이》 확신하며 막다른 골목길로 계속 가겠다고 고집쓰고있으니 실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수 없다.

오늘의 문명시대에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야만적인 방법을 써야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여기는 미국의 사고방식은 아득한 중세기에 머물러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소경도 벽에 부딪치면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제재압박》이라는 주문을 자꾸 외우느라면 《비핵화》라는 문이 열린다고 여기는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수 없다.

미국은 우리가 제재에 못이겨 협상마당에 나왔다고 여기는 어리석은 생각을 미련없이 버릴 때가 되였다.

북조선이 대화로 나온것은 숨막히는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며 따라서 비핵화가 완결될 때까지 제재를 결코 완화하지 않을것이라고 뻗대는 미국의 고집불통에 우리의 중학생들마저 너무나 어이없어 《엿이나 먹어라.》한다.

오히려 그 무슨 《전략적인내》도, 핵공갈과 군사적위협도, 그 어떤 강도높은 고립압살공세도 우리에게 절대로 통할수 없다는것을 마침내 미국이 깨달았기에, 미국본토에 대한 핵위협이 시간문제라는것을 느꼈기에 제발로 협상탁에 나오지 않을수 없었다는것을 자인해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우리가 제재에 못이겨 협상에 나섰다는 그 어리석은 판단이야말로 세인을 아연케 하는 미국의 모든 희비극의 근원으로 되고있다.

그 황당한 착각을 교정하지 않고 숨기고있는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으면 미국은 눈먼 망아지신세를 면할수 없을것이다.

정 우리의 경고가 믿어지지 않는다면 가을뻐꾸기같은 황당한 소리를 하기에 앞서 과거 조미대화일지를 한번 펼쳐보는것이 나쁘지 않을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지난 시기 미국과 대화에 나선 때가 우리 국가의 힘이 무섭게 폭발하고 군력이 한단계씩 올라섰을 때였지 그 누구의 압박이 심해져 우리가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가 아니였다는 력사의 기록들을 똑똑히 보게 될것이다.

미국은 조미관계개선의 열쇠가 마치 비핵화에 있는것처럼 본말을 전도하는 여론오도책동에 그만 매달려야 한다.

미국은 조미관계개선이라는 큰 자루에 비핵화를 위한 신고니 검증이니 하는 잡동사니들을 선후차없이 막 쓸어넣어 문제의 요점을 흐려놓고 마치 우리의 비핵화만 이루어지면 만사가 해결되는것처럼 세인의 사고를 혼란시키고있다.

묻건대 과연 우리의 핵문제가 조선반도정세긴장과 조미관계악화 등 모든 복잡한 문제들을 산생시킨 골치거리인가.

이런 경우에는 하나의 가정법을 활용해보는것도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

우리의 핵문제가 그 무슨 《화근》인것처럼 말하는 미국의 주장이 굳이 옳다고 가정해보자.

하다면 우리가 핵을 개발하기 전에 벌써 다음과 같은 《희한한 광경들》이 펼쳐졌어야 했다. 즉 이미 수십년전에 조미관계가 개선되여 더없이 좋은 상태여야 했고 조선반도는 전쟁위험을 모르는 평화의 땅이였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핵을 가짐으로써 《이 모든 좋은것》들이 없어지고 《모든 나쁜 일》들이 발생한것으로 되여야 한다.

어떤가. 이에 대한 설명을 바로 미국이 제입으로 해보라.

아무리 철면피하다한들 얼굴이 붉어지고 말문이 막힐것이다.

력사는 미국의 남조선강점과 국토분단, 전쟁도발 그리고 끊임없는 군사적위협과 핵공갈이 없었다면 조선반도핵문제라는것이 애당초 발생하지도 않았을것이라고 준렬히 고발하고있다.

이렇듯 핵문제를 포함한 조선반도의 모든 문제들은 전적으로 미국에 의해 발생되고 저질러진 문제이며 따라서 제손으로 옭아놓은 매듭들을 제손으로 풀어야 한다.

유엔도 제재는 고정불변한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비핵화전에는 그 무엇도 줄것이 없다.》고 생떼를 쓰면서 《최대의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고 떠드는것은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수 없다.

미국은 하루빨리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달아야 하며 상대가 누구인가를 똑바로 보고 리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미국이 지난 7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북조선의 장벽에 머리를 들이박았지만 북조선은 변하지 않았고 미국의 머리만 깨지도록 아팠다.》는 전임자들의 비명소리를 아프게 듣고 자기파괴적인 무모한 압박놀음을 그만두는것이 좋을것이다.

또한 얼마전 유엔에서 《세상은 〈신뢰결핍장애〉라는 나쁜 질환을 앓고있다. 국가간신뢰, 국제질서에 대한 신뢰가 림계점에 이르렀다. 우리는 공포가 아닌 사실, 환상이 아닌 리성을 토대로 전진해야 한다.》고 울려나온 개탄과 경고가 다름아닌 미국이 들으라고 한 소리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이와 함께 《강력한 대조선제재가 이어지는 한 도고한 조선이 일방적인 비핵화요구에 응할것이라고 기대하는것은 오산이다. 조미협상은 량자의 호혜성과 평등성을 바탕으로 동시적이자 단계적인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충고를 따라야 한다.

우리가 주동적이고 선의적인 조치로서 미국에게 과분할 정도로 줄것은 다 준 조건에서 이제는 미국이 상응한 화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산을 옮기면 옮겼지 우리의 움직임은 1㎜도 없을것이다.

만약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요구를 제대로 가려듣지 못하고 그 어떤 태도변화도 보이지 않은채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지난 4월 우리 국가가 채택한 경제건설총집중로선에 다른 한가지가 더 추가되여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여날수도 있으며 이러한 로선의 변화가 심중하게 재고려될수도 있다.

벌써부터 우리 내부에서는 이러한 민심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는것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인내심을 갖고 참고 기다렸지만 우리만 변했을뿐 우리의 주변환경은 하나도 변한것이 없다.

오늘의 과도한 욕심과 편견된 시각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만 미국은 자신도 해치고 세상도 망쳐놓는 참담한 미래와 만나지 않게 될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권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