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8월 22일 로동신문
기행 인민은 영원히 잊지 않으리 선군혁명령도의 상징으로 빛나는 철령을 넘으며(1)
취재차는 경쾌하게 달리였다. 고산과수종합농장의 사과바다가 끝나고 신고산다리도 넘어서니 차창으로 그처럼 고대하던 리정표가 다가섰다. 《철령리》, 가슴이 벅차올랐다.어느새 철령의 어구에 다달은것이였다.평양에서부터 수백리를 달려오면서 마음속으로 수십번도 더 그려본 철령이 거인마냥 눈앞에 우뚝 솟아있었다. 기나긴 령길 굽이굽이에도, 소소리높은 거목마다에도 조국수호, 사회주의수호의 만단사연들을 고이 간직한 철령은 마치 한폭의 거대한 붉은기처럼 장엄하고도 도고한 기상을 내뿜고있었다. 《철령은 커다란 흥분을 안고 우리는 차에서 내려 걸음을 내짚었다.아흔아홉굽이를 헤아린다는 령길은 하늘끝으로 치솟은듯 아득히 뻗어있었다.아마도 그래서 옛적부터 오르면서 40리, 내리면서 40리라고 하였을것이다.구름도 쉬여넘으려는듯 철령의 허리를 휘감으며 유유히 흐르고있었다. 산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싱그러운 숲의 향기가 페부에 한껏 흘러들었다. 철령의 해발높이는 677m이다.봄이면 진달래꽃과 철쭉꽃이 활짝 피여나 붉은 철령으로 불리운다. 철령은 한사람이 만사람을 막을수 있는 천연요새라고 말할수 있다.그러한 무쇠대문이라고 하여 예로부터 《철관》, 철관이 있는 고개라 하여 《철령》이라 불렀다고 한다.먼 옛날 철령을 넘던 한 시인은 옛 보루를 보수하는 사람 없으며 온 천하가 그저 글만 숭상하누나라는 시를 남기였다.외적의 침략책동이 우심했건만 일신의 향락만 꿈꾸면서 음풍영월하던 봉건통치배들에 대한 원망어린 탄식이였다.간악한 일제의 발굽아래 삼천리강산이 무참히 짓밟히던 그 세월 남부녀대하고 살길을 찾는 사람들이 령길을 메울 때 철령도 망국의 설음으로 몸부림쳤으리라. 가렬한 전화의 그날 철령1다리를 지나 몇굽이를 돌았는데 길옆에 표식비가 세워져있었다.다가서니 1962년 10월의 까리브해위기, 그해말 당중앙위원회 제4기 제5차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병진로선, 그로부터 두해후 8월 바크보만사건을 조작한데 이어 계단식으로 확대된 제국주의자들의 윁남에 대한 침략전쟁… 전쟁의 불찌가 언제 우리 나라에 튕길지 알수 없던 그때 력사의 그날 밤은 얼마나 깊었는지… 어디선가 밤새가 울기 시작했다.그 소리는 숙소의 마당가에도 달빛타고 조용히 흘러들었다. 잠시후 여기서도 밤새가 울고있소.백두산에서 싸울 때 저 새소리를 들으며 빼앗긴 조국생각에 잠 못들었는데 오늘 분계선가까운 곳에서 저 새소리를 또다시 들으니 남반부인민들 생각이 간절해 잠들수 없구만.… 백두산위인들께서 철령에 새기신 그 거룩한 자욱과 더불어 1960년대 후반기에 우리 혁명무력이 공화국의 땅과 바다, 하늘에서 울린 련전련승의 뢰성들은 얼마나 세계를 진감시켰던가. 주체56(1967)년 1월 19일 우리측 령해에 침입한 적 《경호함56》호를 수장, 주체57(1968)년 1월 23일 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를 나포, 주체58(1969)년 4월 15일 우리 나라 령공깊이 침투한 《EC-121》대형간첩비행기를 고공에서 단방에 격추… 잊지 못할 사연을 전하는 혁명사적표식비는 크지 않아도 거기에 실려있는 력사의 무게는 무엇에도 비길수 없는것이였다. 다시 령길을 오르려는데 후두둑 하고 갑자기 굵은 비방울이 떨어졌다. 비발속을 헤치며 령길을 오르느라니 언제인가 우리 나는 철령을 많이 넘었다.비를 맞으면서도 넘고 눈을 맞으면서도 넘었으며 밤에도 넘고 새벽에도 넘었다.…지금도 철령의 험한 령길들과 높고낮은 산봉우리들이 눈에 선하다.… 그처럼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강행군시기 철령을 넘고넘으신 우리 장마비에 질쩍한 령길도, 사나운 눈보라가 앞을 막아섰던 험한 령길도 주저없이 헤치시며 조국을 수호하고 민족의 운명을 구원해주신 산턱으로는 현무암을 가공하여 정히 쌓은 옹벽이 끝없이 이어져갔다.그 반대켠은 눈뿌리 아찔한 천길낭떠러지였다.길옆의 배수로로는 벌써 산골물이 소리치며 흘러내리였다. 골짜기를 가로지른 철령2다리를 건너서니 창대같이 내리꽂히는 비발사이로 비옷을 입은 사람들이 삽을 들고 이리저리 뛰여다니며 열심히 물길을 다스리고있었다.고산군도로보수관리대 철령청년도로소대원들이였다. 근 20년전 어느새 비구름을 헤치고나왔는지 눈부신 해살이 비쳐들더니 철령중턱의 삿갓봉에서부터 기슭까지 칠색령롱한 쌍무지개가 비꼈다. 봉우리모양이 삿갓처럼 생겨 그렇게 불리운다는 삿갓봉에도 삿갓봉에서는 쌍무지개너머로 병풍처럼 둘러선 높고낮은 산발들과 드넓은 신고산벌판이 한눈에 바라보였다.철령아래 눈뿌리 아득하게 펼쳐진 과수바다를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듯 한 심정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할수 있으랴. 철령기슭의 둔덕에 대형글발로 모신 《철령은 선군혁명령도의 상징입니다. 한자한자 읽어나갈수록 선군혁명령도의 상징인 철령아래에 대규모과수원이 건설된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하신 쌍무지개비낀 철령, 그아래에 가없이 펼쳐진 행복의 과원… 벅차오른 가슴을 안고 다시 발걸음을 내짚는 우리의 마음속에 선경의 화폭은 자꾸만 따라서는것이였다. 글 및 사진 본사기자 한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