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8(2019)년 12월 27일 《우리 민족끼리》

 

송년의 언덕에서 되새겨보는 진리

 

한해가 다 저물어가고있다.

류수와 같이 흐르는 세월속에 한해를 돌이켜보는 송년의 시각은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사람들의 감정은 매번 같은것이 아니다.

지난해 온 겨레는 누구라 할것없이 70여년의 민족분렬사상 일찌기 있어본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던 격동적인 한해를 기쁨속에 돌이켜보며 새해에 대한 기대를 안고 제야의 종소리를 맞이하였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북남관계대전환을 위한 우리의 주동적이며 과감한 조치들에 의하여 한해동안 세차례의 북남수뇌상봉과 회담이 진행된 지난해는 북남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조선반도에 더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담아 북남사이에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인 력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북남군사분야합의서가 채택되였다.

그뿐이 아니다. 북과 남의 체육인들이 국제경기대회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힘을 떨쳤고 예술인들은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민족적화해와 통일열기를 뜨겁게 고조시켰다. 여러가지 장애와 난관을 과감하게 극복하면서 철도, 도로, 산림,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들을 추진하여 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도 내디디였다.

지난해 북남관계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들을 돌이켜보며 온 겨레는 우리 민족끼리 서로 마음과 힘을 합쳐나간다면 조선반도를 가장 평화롭고 길이 번영하는 민족의 참다운 보금자리로 만들수 있다는 확신속에 새해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2020년이 가까와오고있는 지금 온 겨레는 지난해와는 달리 흘러온 2019년을 실망과 분노속에 돌아보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력사적인 북남선언들이 철저히 리행되여 조선반도의 평화적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북남관계가 끊임없이 개선되여나가기를 바라던 겨레의 기대와는 반대되게 올해 조선반도에는 대결국면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갈수 있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였으며 민족의 운명과 전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사태는 이해가 다 저물어가는 오늘까지도 수습되지 못하고있다.

과연 누가, 무엇이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끓어오르던 평화번영과 통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온 겨레의 기대와 념원속에 시작된 조국통일을 위한 새로운 려정을 가로막아나서고있는가.

현 사태의 중심에는 민족분렬의 장본인이며 북남관계를 저들의 요구와 리익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악랄하게 책동하고있는 미국이 있다.

미국은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여 잘살기를 바라지 않는 고약한 속통으로 남조선당국에 《속도조절》을 로골적으로 강박하여왔으며 북남관계를 조미관계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떠들어대면서 북남합의리행을 저들의 대조선제재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음으로 양으로 훼방을 놀았다. 여기에 사대매국에 명줄을 건 보수세력들이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발표 이전시기로 되돌려보려고 모지름을 쓰면서 민족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지향에 역행해왔다.

내외반통일세력의 이렇듯 악랄한 책동을 분쇄해버리지 못한다면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갈수 없다는것은 너무도 명백한 리치이다.

그러나 이것을 망각한 현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개선에 심술궂게 빗장을 질러대는 미국의 파렴치한 책동을 배격할 대신 비굴하게도 민족내부문제를 극히 사소한것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처리하여왔으며 상전과 야합하여 평화파괴의 화약내를 끊임없이 피워올렸다.

올해 정초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발전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넓은 도량으로 통이 큰 제안들을 내놓은 우리의 성의있는 노력과 아량에 대해 《미국의 동의없이 추진할수 있는 의제가 아니다.》고 하면서 민족내부문제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구걸하는데만 급급하였다.

통일외교안보관련부서들의 《국회》업무보고를 비롯한 여러 계기들에 드러난바와 같이 남조선당국이 1년내내 추구해온 올해 《대북정책》이라는것은 《긴밀한 〈한미공조〉유지를 통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적진전》, 《북미대화재개의 동력을 살리기 위한 〈중재자〉, 〈촉진자〉역할》, 《대북제재틀내에서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다루어나가는 원칙》 등 미국에 북남관계문제를 전적으로 내맡기는 외세의존정책이였다.

보수《정권》때에도 없었던 《한미실무팀》이라는 예속과 강박의 기구에 얽매여 민족적수치와 모멸감도 느끼지 못하고 계속 미국에 비굴하게 추종하여온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지난해 북남관계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들이 외세의 《지지》와 《협력》의 결과인것처럼 떠들어댄 남조선당국의 가련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사대와 외세의존이 얼마나 위험한 독소인가 하는것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새기고있다.

남조선당국이 동족으로서, 대화상대방으로서의 신의를 저버리고 온 한해동안 외세와 손잡고 동족을 압살하기 위한 흉악한 기도를 드러내며 대결을 고취해온것도 미국에 모든것을 의탁한 식민지노복, 상전의 지휘봉에 따라 움직이는 전쟁하수인의 달리 될수 없는 행적인것이다.

동족이 내미는 선의의 손길이 아니라 략탈과 탐욕으로 얼룩진 외세의 손을 부여잡고 민족자주의 립장에서 북남선언리행에 나서라는 민심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외세의 《속도조절》요구에 발맞추며 미국의 반공화국제재압박책동에 편승하여온 남조선당국의 처사는 북남선언들의 근본정신에 대한 로골적인 부정이며 북남선언들의 성실한 리행을 요구하고있는 온 겨레에 대한 우롱이 아닐수 없다.

올해에 북남관계가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있는것은 지난해 민족을 위한 좋은 합의를 해놓고도 외세의 눈치만 살피며 제 할바도 못하는 남조선당국의 그릇된 외세의존정책때문이다.

남조선 각계층과 언론들이 《현 당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민족자주의 립장에서 북남선언리행에 당당히 나서야 한다.》, 《북남관계와 관련하여 사사건건 외세의 허락을 받으려는 굴욕적인 외교문화가 큰 문제이다.》, 《북남관계가 꽉 막혀있는것은 자신의 결단으로 풀수 있는 문제들마저 주저한 현 당국의 대미의존〈대북정책〉에 큰 책임이 있다.》고 신랄히 규탄하면서 남조선당국의 《대북정책》전면전환,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있는것은 너무도 응당한것이다.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철두철미 북과 남이 주인이 되여 풀어나가야 할 민족내부문제이다.

북남관계개선과 민족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것은 민족의 의사와 리익에 맞게 우리 민족끼리 결정할 일이지 결코 남의 눈치를 보거나 외세가 끼여들 문제가 아니다.

민족내부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과 개입은 민족의 리익을 침해하는 결과만 가져올뿐이다.

외세가 아니라 민족을 우선시하여야 하며 민족공동의 리익을 해치는 사대적근성과 외세의존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운명을 자주적으로 개척하는 길로 나가는 여기에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지름길이 있다는것, 이것이 곡절많은 한해를 돌이켜보며 온 겨레가 다시금 새겨안는 진리이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