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2월 17일 로동신문
로동신문사 기자, 편집원들의
붉은기 날리는 혁명의 사령부
우리가 항일유격대원들이 조국에서의 두번째 밤을 보낸 건창숙영지에 대한 답사를 마치고 소백수골어귀에 들어섰을 때는 한낮이 퍼그나 지난무렵이였다. 경건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걸음을 옮기느라니 문득 주위를 환히 밝히며 절세위인들의 불멸의 모습이 안겨왔다. 어리신 혁명의 성지를 찾고찾는 이 나라 천만아들딸들을 반겨맞아주시는듯 환하게 웃으시는 백두산절세위인들의 자애로운 모습, 여기가 바로 백두산밀영이다! 스치는 바람결에도 절세위인들의 후더운 숨결이 어려오는것 같고 흰눈덮인 숲속 어디에선가 어머님께서 다듬으시던 산나물향기가 물씬 풍겨오는듯 한 여기, 정일봉이 거연히 솟았고 앞뜰에 흐르는 소백수에도, 백두산절세위인들의 《백두산밀영고향집은 우리 혁명의 명맥을 이어주고 지켜준 혁명의 고향집이며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된 조선의 고향집입니다.》 대오는 어느덧 백두산밀영 사령부귀틀집에 이르렀다. 붉은기 날리는 혁명의 사령부는 말그대로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를 쳐물리친 백두령장의 빛나는 예지가 빛발친 혁명의 사령부, 백전백승하는 전략전술이 세워지고 담대한 용단이 내려져 조국강토우에 찬란한 해방의 서광을 뿌려준 최고참모부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뜨거운 혁명열로 불탔다. 불과 몇달전 이곳을 찾으신 휘날리는 붉은기를 바라보시며 기폭은 크지 않아도 저 붉은 기발이 조국해방의 불바람, 백두의 폭풍을 안아온데 대하여 의미깊게 하신 그날의 말씀이 우리의 귀전에 메아리가 되여 울려왔다. 조국해방의 불바람, 백두의 폭풍을 안아온 붉은 기발! 광활한 백두대지에서 혁명의 사령부는 비록 하나의 점과 같이 소박한 귀틀집이였지만 사령부의 하늘가에 오늘도 휘날리는 저 기발의 펄럭임은 그대로 백두산의 심장이 높뛰는 숨결이 아니던가. 붉은기 날리는 혁명의 사령부가 있어 백두산은 혁명의 성산으로 높이 솟아 아아하고 변함없는 그 웅자에 승리의 자취만을 아로새겨온것이다. 장장 수십년을 휘날려온 그 기발을 우러르는 우리의 눈앞에 불현듯 성스러운 당기가 휘날리는 당중앙청사가 우렷이 안겨왔다.마음은 어느덧 당중앙위원회뜨락에 들어선듯 숭엄해졌다. 언제나 향도의 불밝은 당중앙청사! 항일혁명전쟁을 승리에로 이끈 최고참모부에 날리는 저 기발처럼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싣고 영원한 승리만을 약속하며 거세차게 휘날리는 성스러운 우리의 당기! 온넋과 정신을 붉게붉게 물들여주는 사령부의 붉은 기발을 우러러 우리는 맹세했다. 항일의 투사들처럼 혁명의 최고참모부를 억척으로 떠받드는 충성의 성돌이 되리라. 천고의 밀림속에 너무도 소박하게 자리잡은 추녀낮은 귀틀집, 총포성 울부짖는 항일전구에서 성장하신 우리 항일의 녀대원들이 천쪼박들을 줌줌이 모아 만든 쪽무이포단이며 군용모포, 백두의 설한풍속에서 어리신 조국과 인민을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깡그리 바치신 그래서 백두산밀영고향집앞에 서면 누구나 생각하는것이리라. 우리는 소백수가로 다가갔다. 여기에서 다진 맹세, 여기에서 끓인 피가 한생 식지 않게 간직하고싶은 마음으로 소백수의 맑은 물속에 손을 잠그어 조약돌 하나를 집어들었다. 백두산기념, 소백수의 기념이 되도록 가슴속에 품고가고싶었다.하지만 다음순간 정히 도로 놓았다. 백두산기념을 안고갈것이 아니라 우리의 넋과 심장을 여기에 심어놓고 가자.이 생명 다할 때까지 고동치는 심장의 높뛰는 한방울의 피도 소백수의 물 한방울, 조약돌 하나와 더불어 영원히 애국으로 뜨겁도록.
빨찌산들과 나누는 이야기
혁명의 성지에서 배움의 밀림을 헤치며 우리는 줄곧 빨찌산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상기의 글줄도 아니고 지나가버린 추억만도 아닌 여기 혁명의 만년재보들-수많은 유적, 유물과 이깔나무가 우리를 끊임없이 부르고 또 불러주었다. 빨찌산들의 목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이곳 백두전야에서 몸도 마음도 항일선렬들을 닮고싶은 우리의 열망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렀다. 밥짓던 자리, 우등불자리며 또박또박 새겨진 구호나무의 글발, 껍질벗긴 나무들이 금시 이 천험지지에서 빨찌산들과의 상봉을 이루게 하여줄것 같았다. 백두산밀영에 자리잡은 경위대원실을 돌아볼 때의 심정이 바로 그러하였다.사령부를 보위하며 혁명의 큰뜻을 키웠을 대원실문가에 다가서니 통나무를 다듬어 만든 책상우에 《3.1월간》과 여러가지 잡지들이 놓여있었다. 정치학습을 진행하던 한 유격대원이 책자를 펼쳐놓은채 잠시 자리를 비운듯싶기도 하고 금시라도 문득 눈을 털며 밀림속에서 나타나 우리를 대원실로 안내할듯도 싶었다. 단출한 귀틀집내부였으나 보이는것마다 깨끗하고 정갈한 넋이 어려 유난히도 참관자들의 마음을 끌었고 혁명의 1세들이 지녔던 억척같은 의지와 신념이 우렷이 엿보였다. 무기, 장구류들과 책상우에 놓인 신문, 잡지들과 벽에 걸린 구호들, 바로 그 글줄에서 투사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메아리쳐오는것 같아 몇번이고 구호들을 소리내여 읽었다. 《모두다 조선혁명의 심장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우리는 항일주력군, 모두다 조선혁명 책임진 자각 잊지 말자》, 《모두다 공부하자 지식은 황금보다 유력하다》 투사들의 심장이 어떤 신념으로 불탔고 그들이 자기 어깨우에 어떤 자각을 실었으며 겨레와 조국의 참된 아들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알게 해주는 글발들이였다. 걸음마다 피가 뛰고 맥동이 빨라지는 이곳 경위대원실에서 우리는 웨치고싶었다.우리 당사상전선의 제일기수로서 온 나라에 대고 심장을 터쳐 말하고싶었다. 온 나라가 경위대원이 되자. 이어 우리는 사자봉밀영에로 향했다. 언제인가 항일대전의 준엄한 환경속에서, 익측도 후방도 없는 빙설천지에서 투사들은 밀림속의 병기창만 꾸려놓은것이 아니였다.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천고의 밀림속에 출판소까지 차려놓고 등사잉크가 떨어지면 봇나무껍질을 태우면서, 강필이 못쓰게 되면 돗바늘로 대신하면서 《붓대포》, 《글대포》로써 조국해방에 이바지한 항일의 문필전사들이였다.하기에 그날의 전통을 물려받은 문필전사들인 우리의 가슴마다에는 류다른 흥분이 굽이쳤다.붓끝을 정히 고루며 구호나무를 써나가던 리동백동지가 잠시 일손을 멈추고 금시라도 우리를 반겨맞아줄듯싶은 사자봉밀영의 출판소, 여기서 우리의 맹세는 더욱 불탔다. 항일의 전장에서 그 위력을 떨친 사상의 대포를 물려받은 우리 후손들이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도 기수가 되고 명중포탄이 되리라. 온 나라 인민들을 전민항쟁에로 부르던 항일의 출판물들과 같은 거대한 위력으로 오늘의 총돌격전을 힘있게 추동해가리라. 밀영을 떠나는 우리의 눈앞에 《나는 우리의 출판보도부문 일군들이 메달 하나 달아보지 못하고 돌아간 혁명적출판계의 제1세들을 잊지 말아줄것을 당부하고싶다.》 그 절절한 당부를 심장마다에 새기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느덧 밤하늘가에 밝은 달이 솟아 우리의 행군대오를 굽어보고있었다. 무릎치는 눈길을 헤치며 맵짠 바람속에 밀림속을 누벼가는 답사행군대에 류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켜주는 백두산의 달빛. 수십년전 어느 밤에도 사령부를 찾아오는 유격대원들의 앞길을 밝혀주었을 그 달과도 우리는 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투사들이 뿌린 피는 얼마이며 그들의 사랑과 증오, 고초의 만단사연에 대해 백날이고 천날이고 이야기를 나누고싶은 우리였다.만고의 항쟁사가 깃든 백두의 밀림과 흰눈과도.
한생토록 , 대를 이어 가리라
신발끈을 든든히 조여매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며 눈보라길에 들어섰다. 대오의 진두에 붉은기가 펄펄 날리는 가운데 손에손에 붉은 수기를 든 답사행군대성원들이 한결같은 보폭으로 행군해갔다. 등에 진 배낭마다에는 《혁명신념》, 《백두의 칼바람정신》과 같은 힘있는 표어들이 나붙어있었다. 확성기를 손에 든채로 혁명가요의 선창을 떼며 나아가는 선동원의 박력있는 목소리가 눈바람을 꿰지르며 들려와 전 대오에 힘과 고무를 더해주고있었다. 행군대오는 《적기가》를 부르며 멈춤없이 전진해갔다.눈바람이 맵짜게 귀뿌리를 얼굴수록 혁명가요의 노래소리는 더욱 높아졌고 가슴속에 끓어넘치는 열정이 더욱 거세차게 분출하는듯싶었다. 눈길을 행군해가느라니 마치도 우리 대오가 그 길은 배우라, 백두광야에 뜨거운 선혈을 뿌려 조선혁명사의 첫 페지를 아로새겨온 빨찌산의 력사를. 걸음걸음 새기라, 언제나 백두산눈보라를 사랑하시며 온 나라 전체 인민을 혁명전구에로 불러주신 절세위인들의 웅심깊은 뜻을. 생각도 깊어지는 눈보라길이였다. 령하 40℃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속에 칼바람을 길들이시며 수십년전 한치한치 눈바람을 헤치는 우리의 뇌리에 사무쳐오는 생각-보통사람이면 엄두도 내지 못할 모진 강행군길에 선뜻 나서신 그이께 백두산눈보라는 과연 무엇이였던가. 무엇때문에 그이께서는 굳이 추운 겨울날에 백두산눈바람을 맞으시였던가. 백두산눈보라! 그것은 혁명열, 투쟁열을 더해주는 최대의 열원, 백두대업을 기어이 완성해나갈 굳은 결심을 벼리여준 신념의 동지이기도 하였다. 혈전만리를 헤쳐오신 백두의 칼바람맛을 알면 혁명가가 되고 그것을 모르면 배신자가 됩니다. 바로 그래서 온몸으로 백두의 칼바람맛을 느끼고 그 체험을 영원히 간직하고싶은, 간직해야 할 우리들이였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상싶은 밀림속으로 우리 대오뿐이 아닌 수많은 답사행군대오가 물결쳐가고있었다. 휘몰아치는 눈바람소리에 백두령장의 말발굽소리가 실려오는듯 한 이 길로 기발의 숲을 이룬 붉은 대오가 끝없이 흘러가고있었다. 가슴벅찬 그 광경을 바라보며 심장에 손을 얹고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혁명의 이 길, 백두산눈보라길을 헤쳐가는 대오속에서 우리의 위치는 과연 어디인가. 삼지연대기념비에 천년 드팀없도록 세워진 그 군상에서 우리는 자기의 영원한 삶의 좌표를 찾았다. 멸적의 대오를 투쟁에로, 공격에로 부르는 진격의 나팔수! 대오의 맨앞 그 자리-당사상전선의 제1선! 그것이 바로 우리 당보기자들의 위치인것이다. 누구보다 백두산칼바람의 진맛을 잘 알아야 할 우리들, 눈보라행군길을 걷는 오늘의 이 모습으로 한생을 변함없이 살며 천만군민을 불러일으켜 앞장서 걸어나가야 할 혁명의 나팔수들인것이다. 인생의 시작도 마감도 이 길과 잇닿도록 살아가라고, 언제나 혁명열, 투쟁열로 가슴끓이며 진격의 나팔소리를 높이 울려가라고 백두산눈보라는 웨치고있었다. 그에 화답하여 전 대오가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 한생토록 가리라 대를 이어 가리라 백두산 백두산 내 마음의 고향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