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11월 14일 로동신문

 

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

그는 언제나 사령관동지의 명령집행에 충실하였다

(오중흡동지를 회상하여)

김 철 만

 

오늘 당의 유일사상체계로 튼튼히 무장하고 조선인민의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가르치심이라면 물불을 헤아리지 않고 투쟁하며 당정책관철에서 날에날마다 새 기적을 창조하는 우리 인민들의 자랑찬 투쟁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지난 시기 항일유격대원들의 사령관동지에 대한 충실성을 생각하게 되며 특히 그중에서도 그이께 무한히 충직하였던 오중흡동지를 회상하게 된다.

위대한 수령님의 지도밑에서 성장한 오중흡동지는 어떤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서도 사령관동지의 혁명사상과 로선을 견결히 지지옹호하였으며 항상 그이의 명령지시를 철저히 관철하였다.

나는 한때 그의 련락병으로 있으면서 사령관동지에 대한 그의 충실성을 일상적으로 보아왔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고난의 행군때에 있은 사실은 지금도 나의 기억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 1938년 겨울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던 어느날 사령관동지의 전략전술적방침에 따라 우리 부대는 적들의 《토벌》력량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3개 방향으로 각기 행동하게 되였다.

이때 우리 7련대는 사령관동지로부터 적을 끌고 상강구방향으로 이동하여 활동할데 대한 명령을 받고 강행군을 시작하였다.

적의 대병력을 상대로 하루에도 수십차례 싸우며 10여일이나 행군하고나니 우리는 극도로 피로했었다.

일부 신입대원들속에서는 얼마동안이라도 적을 떼여버린 다음 식량을 해결하여가지고 다시 행군을 계속하였으면 하였다.그것은 적들을 어지간히 멀리 끌고왔으니 이제는 떼여버린다 해도 사령부와 다른 부대의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대원들은 행군하다가도 쉴 때면 오중흡련대장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련대장인들 어찌 대원들의 고통을 모르겠는가.

대원들은 련대장의 수척하고 거칠어진 얼굴에서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심정을 헤아리고있음을 알수 있었고 이와 함께 어떤 역경속에서도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끝까지 관철하고야말리라는 단호하고 강의한 그의 의지를 감촉할수 있었다.

대원들의 기분을 민첩하게 파악한 그는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가장 곤난하고 어려운 조건에서 적과 싸우고있소.그러나 우리가 곤난하다고 하여 여기서 적들을 떼여버린다면 결과는 사령부에 놈들이 집중되게 될것이요.아무리 곤난이 크다고 한들 우리가 어찌 이것을 허용할수 있겠소.우리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절대로 이것을 허용할수는 없소.

동무들, 사령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두 기운을 냅시다.》

그의 한마디한마디의 말은 우리의 가슴을 격동시켰다.오중흡동지의 말은 어떠한 명령보다도 더 큰 힘을 낳게 하였다.

어디서 힘이 솟았던지 우리는 모두 벌떡 일어섰다.

하늘에서는 적비행기가 돌아치고 지상에서는 수십마리의 군견을 앞세운 적들이 미친듯이 달려들면서 우리에게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땅에서 하늘에서 끊임없이 달려드는 대적을 족치고는 끌고가고 끌고가다가는 또 족치면서 상강구쪽으로 행군하던 그때의 곤난을 어떠한 말과 글로도 다 표현할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굴함없이 오히려 적들이 떨어질세라 끈덕지게 끌고가면서 때로는 호되게 족쳐대였다.

오중흡동지는 시종일관 허리까지 치는 눈을 헤치며 길을 내는 대렬선두로 나갔다가는 따라오는 적들과 싸움이 붙을 때는 대렬뒤켠으로 달려나가며 그야말로 초인간적인 힘으로 련대의 전투를 지휘하였다.

《속담에 고생끝에 락이 온다는 말이 있소.우리가 지금은 고생을 하지만 이것을 이겨내면 반드시 승리가 올것이요.우리가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철저히 관철하면 그만큼 조국을 해방할 그날이 가까와올것이고 따라서 조선혁명의 승리를 앞당기게 될것이요.》

오중흡동지는 이렇게 대원들을 고무하고 교양하면서 오직 한마음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끝까지 관철해내자는 굳은 의지로 련대를 힘있게 이끌고나갔다.

바로 이러한 의지적인 단결이 있었기에 한사람한사람의 힘으로써는 도저히 극복해나갈수 없었던 그 무서운 곤난을 이겨낼수 있었다.

대적이 사방으로 달려드는 위험한 전투인들 몇백번이였고 생눈길을 헤치며 험산준령을 얼마나 많이 넘었는지 헤아릴수 없다.그러나 우리는 어떤 위험, 어떤 난관앞에서도 굴하지 않았으며 아무리 어려운 곤난이라도 뚫고나갔다.

우리는 적의 주력이 다른데로 빠질 틈을 주지 않기 위하여 놈들이 기진맥진하여 따라오지 못하고 떨어지면 되돌아가서 놈들을 쳐서 어떻게 하나 끌고가군 하였다.

이렇게 가렬처절한 싸움과 고난에 찬 행군을 달포나 계속한 끝에 우리 련대는 마침내 적의 주력을 상강구까지 끌고가고야말았다.이렇게 하고나서야 오중흡동지는 비로소 대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것이였다.

《사령관동지의 명령대로 적들을 여기까지 끌고왔으니 이제는 놈들도 하강구로 내려가지는 못할것이요.오늘은 적을 떼여버리고 식량을 해결합시다.이제부터는 이 지대에서 활동하면서 설도 쇠고 사령관동지께서 부르실 때까지 기다립시다.》

오중흡동지는 물론 대원들의 얼굴에도 만족한 미소가 어리여있었다.

혁명전사에게 있어서 사령부의 명령을 관철한것보다 더 높은 영광 더 큰 기쁨이 또 어데 있으랴.

맡겨진 혁명과업을 완수한 다음에 느낄수 있는 기쁨, 이것은 련대장 오중흡동지에게만 한한것이 아니였다.

오중흡동지는 언제나 사령부에서 주는 과업의 어렵고 쉬운것을 따지거나 환경조건의 리롭고 불리한것을 타산하기 전에 무조건 접수하고 그 해결방도를 찾았으며 스스로 어려운 임무를 맡군 하였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혁명가의 립장이며 태도인것이다.곤난과 위험이 두려워서 어려운 일을 못한다면 혁명을 어떻게 수행하며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고 보장되기만 기다렸다면 그토록 간고한 항일무장투쟁을 어떻게 장기간 전개할수 있었으며 적은 력량을 가지고 어떻게 강적 일본제국주의를 타승할수 있었겠는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이렇게 가르치시였다.

《…혁명이 간고하다고 하여 유리한 정세가 도래하기만 기다리면서 적극적인 투쟁을 전개하지 않는다면 혁명력량을 축적할수도 없고 혁명도상에 조성되는 어려운 국면들을 타개할수도 없게 될것입니다.》

오중흡동지는 이 진리와 사령관동지의 불패의 혁명사상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체득하고있었다.

그러기에 그 간고한 고난의 행군때에도 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끝까지 관철해낼수 있었던것이다.

우리는 오중흡동지의 지휘밑에 그날 밤 발자국을 장백으로 통하는 큰길에 이어놓은 다음 자취를 감추고 감쪽같이 적을 떼여버렸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근방에 있는 목재소를 습격하여 식량을 해결하였다.

우리는 오래간만에 낟알구경을 하고 다문 며칠이라도 쉴수 있게 되였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도 오중흡동지는 《사령관동지께서는 지금 어느곳에 계시는지, 식량이나 떨어지지 않았는지 모르겠소.》라고 하면서 멀리 가재수방향으로 오래동안 눈길을 돌리군 하였다.

자기가 곤난한 때일수록 사령부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련대에 식량이 생겼을 때 사령부에서 식량곤난을 겪지 않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였다.

태양을 따르는 해바라기와도 같이 어느곳에 있든지 언제나 사령부로 향하는 뜨거운 마음, 이것이 바로 오중흡동지의 심정이였다.

우리 련대는 이와 같이 사령관동지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상강구일대에서 활동하고있었다.

다시금 달려드는 적을 족치며 식량과 물자를 해결해가지고 안전한 곳으로 빠져서 숙영하던 날 밤이였다.

우리모두가 우등불가에 앉아 다가오는 새해의 활동을 두고 한창 이야기를 하고있을 때 오중흡동지가 긴장한 기색으로 말했다.

《저게 웬 총소리요?》

우리는 모두 귀를 기울이고 들어보았다.과연 고요한 밤공기를 흔들며 알릴듯말듯 들려오는것은 멀리에서 나는 총소리가 틀림이 없었다.

분명 어디서 단단히 싸움이 벌어졌다는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방향으로 보아서는 틀림없이 하강구쪽이였다.

《혹시 사령부가 그쪽으로 나온것이나 아닌가.다른 부대는 도저히 그곳으로 올수가 없소.사령부가 틀림없는것 같소.》

오중흡동지는 이렇게 부르짖으며 벌떡 일어섰다.우리모두가 따라 일어섰다.

《불과 1개 중대의 력량밖에 없는 사령부가 로출되여 적들의 포위에 들수도 있소.동무들, 사령부를 목숨으로 보위해야 하오.》

오중흡동지의 이 말은 우리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서둘러서 출발준비를 갖추고 밤새 강행군을 계속하였다.사령부의 안전을 걱정하는 우리의 마음이 놀라운 힘을 내게 하였다.

생각하면 명령없이 함부로 부대를 움직이였다고 나무랄수도 있을것이다.그러나 사령부의 안전을 생각할 때 반드시 명령을 기다려서만 행동할수는 없었던것이다.

혁명의 사령부를 보위하기 위해서는 생명도 서슴없이 바치여 용감히 투쟁하는것이 바로 혁명전사의 기풍이라고 생각한 오중흡동지는 결단성있게 행동하였다.

후에 안 일이지만 사령관동지께서는 그간 경위중대와 기관총소대를 인솔하시고 하강구 오지에서 맹활동을 전개하여 적의 《토벌》을 격파하고 놈들이 그리로 쏠린 틈에 야산지대로 부대를 이동시키셨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가재수물방아간부근에서 부대를 휴식시키신 다음 그곳을 떠나서 13도만을 공격하시였던것이다.

이 전투를 조직한것은 7련대에 사령부의 활동방향을 알리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였다.이렇게 되면 소문이 사방에 퍼질것이고 그러면 사령부가 그곳에 나온줄 알고 찾아올것이라고 미리 예견하시였던것이다.

그이께서 예견하신대로 오중흡동지는 총소리를 듣고 대뜸 사령관동지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차리였던것이다.

이것은 오직 사령관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을 심장으로 파악하며 그것을 자기의 뼈와 살로 만들고 그에 철저히 의거하여 행동하는 그이의 충직한 전사에게 있어서만 가능한것이였다.

오중흡동지는 바로 이와 같이 뜨겁고 열렬한 혁명전사의 충실성을 지녔기에 분초를 다투는 심정으로 사령부를 찾아 련대의 행군을 다그치였던것이다.

오중흡동지의 이 뜨거운 마음은 우리 모든 대원들의 심정에도 통하여 전 련대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리였다.

적을 끌고갈 때는 지치고 피로한데다가 이리 돌고 저리 빠지고 하느라고 달포나 기일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내달리다싶이 강행군을 하여 단숨에 하강구 13도구부근에 도착하였다.

그 즉시로 마을에 정찰조를 파견하여 탐지하여본 결과 과연 김일성장군님부대가 13도만을 쳤다》는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지휘밑에 진행된 전투임이 틀림없었다.이제는 그곳을 치고는 멀리 빠져나갔을 사령부를 속히 찾아내야 했다.

오중흡동지는 한동안 생각하고나서 다음과 같이 자기 결심을 말하였다.

《우리도 이 근방에서 몇개 부락을 칩시다.그러면 사령부에서 우리가 이곳에 나온것을 알고 련락을 띄울것이요.》

사실 그것은 이런 경우에 가장 빠른 련락방법이였던것이다.

우리 련대는 곧 2개 부락의 적을 습격하였다.

련대는 2개 대오로 나뉘여서 하루밤에 13도구부근의 2개 부락의 적경찰을 치고 많은 식량과 물자를 로획하였다.그리고나서 우리는 그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수림속에 들어가 휴식하였다.

그것은 사령부통신원이 우리를 찾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드디여 우리는 이틀후에 사령부통신원을 만나게 되였다.

《사령관동지께서 안녕하시오?》

《사령부가 무사하오?》

우리는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물었었다.

사령관동지께서 여전히 건강하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오중흡동지는 통신원을 덥석 부둥켜안았고 우리들 역시 환희와 감격을 걷잡을 길이 없어 서로 부둥켜안고 돌아갔다.

오중흡동지가 예측한대로 사령부에서는 우리가 진행한 습격전투의 총소리를 듣자 정찰조를 파견하여 알아보고 통신원을 파견하게 되였던것이다.

조선인민혁명군이 련이어 세곳에서 습격전투를 벌렸다는 소문이 인민들속에 널리 퍼졌다.

그것도 그럴것이 적들이 겨우내 김일성부대는 다 얼어죽었다.》고 대대적으로 기만선전을 하여오던 때에 오히려 조선인민혁명군에 제놈들의 뒤통수를 얻어맞았으니 인민들은 웅성웅성하였고 적들은 당황실색할수밖에 없었다.

적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맑은 하늘에서 벼락을 맞는격이 되였다.

겨우내 깊은 눈구뎅이속에서 죽을 고생을 다하며 조선인민혁명군을 《소멸》하겠다고 따라다니던 놈들이 생각지도 않던 제놈들의 후방이 련속 얻어맞으니 정신을 차릴수 없게 되였다.

우리들은 한시가 급한 마음으로 사령부가 있는 곳을 향하여 행군을 다그쳤다.

우리가 사령부의 숙영지에 이르자 사령관동지께서는 마주나오시며 오중흡동지를 뜨겁게 품에 안으시였다.

오중흡동지의 두볼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줄지어 흘렀다.

그이께서도 오중흡동지의 등을 쓰다듬어주시면서 한동안 말씀을 못하시였다.

천리 위험한 길을 보낸 자식을 근심하시듯 자나깨나 잊지 않으시고 마음에 걸려온 사랑하는 련대를 맞은 그이의 심정이 얼마나 대견함과 기쁨에 넘치시였으랴.

《수고들 했소.》

사령관동지께서는 이윽고 우리 대원들 한사람한사람의 얼굴을 대견스럽게 바라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오중흡동지는 그제야 자세를 바로하고 그이의 명령을 집행한 경위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동무들 장하오.동무들이야말로 혁명의 영웅들이요.》

우리는 사령관동지의 과분한 치하에 그만 목이 메여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지금도 고난의 행군을 회상할 때마다 그 자랑, 그 감격을 잊을수 없으며 사령부에 대한 오중흡동지의 충실성을 다시금 가슴뜨겁게 느끼지 않을수 없다.

사령관동지께서 주신 명령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하여서는 어떠한 곤난, 어떠한 파란곡절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나가며 차라리 죽을지언정 물러서지 않는 백절불굴의 혁명정신 그리고 그이께서 계시는 사령부를 보위하기 위하여서는 어떠한 폭풍우에도 흔들림없이 견결하며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싸우는 그 고결한 절개와 충직성, 오중흡동지가 지닌 이 혁명정신과 기풍은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을 심장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자기의 뼈와 살로 만드는데서만 가능하였던것이다.

우리들은 오중흡동지의 모범을 본받아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자신을 더욱 철저히 무장함으로써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하며 언제 어디서나 당과 수령을 목숨으로 옹호보위하고 당의 로선과 정책을 끝까지 관철할줄 아는 참된 당의 전사로 자신을 더욱 단련하고 혁명화해야 할것이다.

그리하여 당과 수령의 혁명사상을 높이 받들고 사회주의건설에서 혁명적대고조를 계속 견지하는 동시에 조국통일의 혁명적대사변을 맞이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