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11월 14일 로동신문

 

한시도 늦출수 없고 한순간도 소홀히 할수 없는것이 반제계급교양이다

민족적천대와 멸시를 받던 지난날을 잊지 말라

중구역 경상동 24인민반에서 사는 리정규전쟁로병이 들려준 이야기

 

얼마전 우리는 한 전쟁로병을 만나기 위해 창전거리로 향하였다.풍치수려한 대동강기슭에 병풍식, 계단식으로 일떠선 고층, 초고층살림집들이 한폭의 그림같이 들어앉은 창전거리에 이른 우리는 한 살림집에 도착하였다.

문이 열리는 순간 100살을 가까이한 로인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가 바로 우리가 만나려고 하는 리정규전쟁로병이였다.

비록 머리에 흰서리가 짙게 내리고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였어도 그는 정정해보였다.방에 들어선 우리의 눈에 제일먼저 안겨온것은 리정규로인이 여러차례나 전국로병대회에 참가하여 경애하는 원수님을 모시고 찍은 영광의 기념사진들과 훈장이 가득한 군복이였다.

눈길을 떼지 못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는 어서 앉으라고 자리를 권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전쟁로병이라고 저를 영광의 자리들에 내세워주시였습니다.

옛날같으면 나같은 평백성이 이런 사랑과 은정을 받아안을수 있었겠습니까.

나는 일제강점시기에도 살아보았습니다.그때는 정말 사람이 아니였습니다.왜놈들은 우리 조선사람들을 짐승보다도 못하게 취급하면서 갖은 모욕을 주고 천대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뼈아픈 일들을 잊을수 없습니다.》

리정규전쟁로병은 회억에 잠겨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자기가 겪은 해방전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지난날 일본제국주의자들은 근 반세기동안이나 우리 인민에게 식민지노예생활을 강요하였습니다.》

충청북도에서 살던 리정규는 1930년대에 부모가 피땀흘려 마련해준 돈으로 소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였다.학교를 다니는 과정에 그는 나라를 빼앗긴 인민의 설음과 고통이 어떤것인지 뼈저리게 느끼였다.

간악한 일제는 우리 인민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하여 조선학생들에게 강압적으로 일본말을 배워주었으며 이름도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하였다.이에 불응하는 조선학생들에 대하여서는 수업에 참가시키지도 않고 혹독한 벌을 가하였다.리정규도 조선말을 했다는 죄 아닌 《죄》로 온종일 책상을 들고 벌을 선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왜놈들은 수업이 끝나면 일본아이들은 모두 돌려보내고 조선아이들만 학교뒤에 있는 야산으로 끌고올라가 그곳에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서 나무들을 자르고 뿌리를 들춰내는 힘든 일을 시키였다.왜놈교원들은 연약한 아이들이 힘들어 쉬는것 같으면 회초리로 후려갈기군 하였다.조선아이들은 여러 시간 일을 하고 날이 어두워져서야 지친 몸으로 집에 가군 하였다.

어느날 학교마당에서는 운동회가 열리였다.운동회에서는 달리기경기가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조선교원과 일본교원사이에 진행되게 되였다.

왜놈들은 경기를 일본민족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조선민족의 《렬등성》을 보여주어 조선학생들을 일본인으로 동화시키는데 써먹으려고 획책하였다.그러다나니 체육경기는 자연히 민족간 대결로 번져지게 되였다.

출발을 알리는 신호소리가 나자 두 선수는 이를 사려물고 앞으로 내달렸다.분분초초가 흐르는 속에 조선교원이 힘을 내면서 일본교원을 앞서나가기 시작하였다.정규를 비롯한 조선학생들은 너무도 흥분한 나머지 응원석밖으로 달려나가 《우리 선수 이겨라!》 하고 목청껏 웨치며 응원하였다.

경기는 드디여 조선교원의 승리로 끝났다.이 광경을 본 왜놈들은 모두 소태먹은 우거지상을 해가지고 불그락푸르락하였다.

성이 독같이 난 교장을 비롯한 왜놈교원들은 조선학생들이 건방지게 앞으로 나와서까지 경기를 응원하였다고 하면서 다짜고짜로 정규를 비롯한 여러명의 조선학생들을 사무실로 끌고가 피터지도록 뭇매를 안기고 발로 걷어차며 화풀이를 하였다.

왜놈교장은 매맞아 얼굴에 피멍이 지고 다리를 상해 절룩거리는 어린 학생들을 독기어린 눈으로 쏘아보면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때에는 학교에서 쫓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왜놈들은 경기에서 이긴 조선교원을 학교에서 끝내 내쫓았다.그렇게 하고도 성차지 않았던지 한달동안이나 조선학생들을 수업에 참가시키지 않았고 학교안에서 제기되는 어렵고 힘든 일들을 다 시키면서도 월사금은 곱으로 받아내였다.

식민지노예의 운명이 어떤것인가를 통절하게 체험하였기에 리정규전쟁로병은 전쟁의 불길이 온 나라를 휩쓸자 인민군대에 입대하여 침략자들과의 싸움에 용감히 나섰다.

그는 이야기의 마감에 새 세대들이 혁명의 무기, 계급의 무기를 변함없이 억세게 틀어쥐고 우리 식 사회주의, 우리 인민의 삶의 요람을 굳건히 지켜나가자면 나라를 빼앗기고 왜놈들로부터 민족적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던 지난날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그의 집을 나섰지만 우리의 귀전에는 그가 한 당부가 커다란 여운을 안고 계속 울리는것이였다.

사회주의를 지키자면 지난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그대로 시대의 당부였다.

본사기자 라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