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12월 3일 《우리 민족끼리》
투고 두 처녀의 운명을 두고
위대한 《사회주의조국은 우리모두의 삶의 터전이고 행복의 요람입니다.》 지난 8월 13일 《로동신문》에는 《심장으로 보는 고마운 조국의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애자처녀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올해 18살난 시력장애자 박진리. 조선장애자예술협회 예술소조원들의 공연을 한번만이라도 본 사람들은 누구나 그의 아름다운 노래소리에 경탄과 감동을 금치 못해한다. 또 그의 운명과 생활을 두고 생각이 깊어짐을 어쩔수 없어한다. 박진리가 관중들의 찬사를 받을 때마다, 숱한 사람들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올 때마다 언제인가 어느 한 자본주의나라의 신문에 실렸던 한 처녀에 대한 기사가 떠오르군 한다. … 현란한 무대조명속에 관중들의 대절찬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어여쁜 녀가수, 맑고 독특한 음색으로 최근에 들어와 인기를 끌게 된 신인가수였다. 그의 매 곡목이 끝날 때마다 관중들의 박수소리는 극장이 떠나갈듯 하였다. 《다시금 들어보고싶은 노래》, 《신기한 녀가수》, 《관중들의 마음을 틀어잡는 신비로운 처녀》, 신문의 글줄마다에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며 실리는 녀가수의 이름과 사진들은 매일매일 인기를 올리였다. 그날도 노래를 부르고 한아름 안겨주는 꽃다발들을 들고 들어오던 녀가수는 무대뒤에 서있는 자그마한 처녀를 발견하자 《자, 이 꽃을 받아.》라고 말하며 가슴에 한가득 받아안은 꽃들중에서 하나를 뽑아 훌 던졌다. 처녀는 날아오는 한송이 꽃을 받으려고 손을 뻗쳤지만 꽃은 발밑에 털썩 떨어지고야말았다. 떨어진 꽃을 주으려고 두손을 더듬거리는 처녀. 자그마한 흰손이 차거운 바닥을 더듬거릴 때 멀리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처녀는 떨어진 꽃송이를 손에 쥐였지만 일어설수가 없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처녀의 눈물이 손에 쥔 꽃송이를 적시고있었다. 불쌍한 이 어린 소경처녀는 과연 누구인가. 무대밖의 관객들은 몰랐다. 자기들의 심금을 울려주던 신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꽃다발을 받아야 할 진짜주인공이 바로 이 처녀라는것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부르는것을 꿈으로 여겨온 이 처녀의 이름은 도미꼬. 5살때 뜻밖에 일어난 차사고만 아니였다면 그처럼 무대에 서고싶었던 소녀의 작은 꿈은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 마을에서 신동이로 불리워온 처녀는 이미 시력장애자가 되였지만 노래를 부르고싶은, 꼭 무대에 서고싶은 소원만은 지워버리고싶지 않았다. 아마도 그래서 이 극장에 찾아왔을것이다. 처음에는 장애자라고 돌려보내려고 하던 심사원들은 처녀의 애절한 호소에 마지못해 한번 들어보자는 식으로 처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때 독특한 음색을 가진 처녀의 신비로운 목소리는 심사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 될줄이야. 장애자라는탓에 숨기여진 《무대》에서 희한한 조명도 박수갈채도 없이 혼자 노래를 불러야만 했던 도미꼬, 그렇게 소원했던 꿈이여서 노래를 부르는것만으로도 행복으로 여겨온 처녀여서 이 극장에 들어섰건만 그는 숨겨진 자그마한 골방에서 단 한명의 관람자도 없이, 단 한송이의 꽃도 받아보지 못한채 가수아닌 《가수》로 생활하여왔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자기를 하나의 돈벌이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경영자측의 생각을… 노래를 부를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았던 순진한 처녀는 자기앞에서 관중들의 온갖 사랑을 독차지하며 인기가수로 등장한 신인녀가수에 대해서도, 달아날가봐 밤마다 가두어놓고 비밀을 지키는 경영자측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있다가 우연히 알게 되였다. 처녀는 커다란 충격에 쓰러지고야말았다. 병원에 실려와 눈물을 흘리는 처녀의 마음은 찢어지는듯 아팠다. 자신의 재능을 아껴주고 알아주는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던 자신이 더없이 불쌍해보였다. 결국 노래를 부르고싶은 단 한가지 소원때문에 도미꼬는 저도모르게 넋까지 팔아버린 허울뿐인 자신을 발견하였다. 울고싶어도 울수 없었다. 하소하고싶어도 하소할데가 없었다. 모든것을 버린채 조용히 저주로운 이 세상을 떠나가고만싶어졌다. 병원침대에서 처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죽어서도 방황하는 불행한 처녀의 넋, 이것이 바로 도미꼬의 달리될수 없는 운명이였다. … 무대를 통해 본 두 생활, 서로 다른 대지에 뿌려진 씨앗인탓에 달라진 두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행한 운명을 피할길 없는 두 처녀였건만 상반되는 생활속에 비낀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아름다운 꽃이 절로 피여나지 않듯이 아름다운 꿈도 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주는 따사로운 품이 있어야만 아름다운 꿈도 활짝 꽃펴날수 있다. 그 품이 바로 우리 당의 품, 사회주의조국의 품이다. 그 품속에 우리의 꿈과 행복, 미래가 있다. 나는 모든 장애자들에게 늘 말해주군 한다. 누구나 심장에 새기자, 너와 나 모두의 꿈을 위해, 소중한 희망과 미래를 위해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끝없이 사랑하자, 그리고 끝까지 지키자!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부원 주문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