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3월 7일 로동신문
실화 정성
《난 의사선생님을 언니라고 부르고싶어요.과장선생님은 아버지구요.그렇게 불러도 일없지요? 예? 언니.》 《일없지 않구.난 벌써 널 동생으로 생각한지 오래다.이제 병을 완전히 털고나면 우리 다같이 사진을 찍자.》 《아이, 좋아.그럼 훌륭한 가족사진이 되겠네.》 … 입원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리룡길과장은 문손잡이를 쥐였던 손을 조용히 내리였다. 과에 입원한 처녀와 담당의사인 강옥주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던것이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하여도 생을 포기하다싶이 하였던 처녀가 이제는 생기를 되찾고 저렇게 행복의 웃음꽃을 활짝 피우고있다. 그가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2과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은지도 어느덧 여러달이 흘렀고 벌써 세번째 화학료법치료에 들어갔다.아직 병이 완쾌되자면 많은 길을 가야 했다. 그러나 룡길은 오랜 림상경험을 통하여 이제 멀지 않아 그도 건강한 몸으로 대지를 마음껏 활보하게 되리라는것을 확신하고있었다.
《인간이 사랑을 떠나서는 존재할수 없는것처럼 보건은 정성을 떠나서는 존재할수 없으며 정성은 인민대중을 위해 복무하는 사회주의보건의 속성이며 생명입니다.》
그날은
무려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수술은 성공적이였다. 결국 이곳 과의료일군들은 충성의 80일전투의 첫시작을 환자의 수술을 성과적으로 진행하는것으로써 의의깊게 내짚었던것이다. 수술장을 나서는 담당의사인 강옥주와 집도의사인 신옥 그리고 라평일을 비롯한 의료일군들모두의 얼굴에 기쁨이 넘쳐났다. 온 연구소가 이들의 수술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해빛이 밝게 비쳐드는 입원실에서 조용히 잠든 환자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걷잡을수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자식이 청천벽력같은 의학적진단을 받았을 때 어머니로서의 심정이 과연 어떠했으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딸의 침상곁에서 소리없이 눈물만 흘린 날이 그 얼마였던가. 하지만 미처 몰랐다. 딸의 생을 지켜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대기며 잠 못 이루고있었는가를, 얼마나 고맙고 따사로운 품이 딸의 밝은 미래를 보살펴주고있는가를 그는 자식의 입원생활을 통하여 비로소 더 잘 알게 되였다. 협의회는 한시간째 계속되고있었다.환자의 치료방안을 두고 2과 의료일군들은 누구나 선뜻 입을 열념을 못했다. 《그러니 절제술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겁니까.》 리룡길과장의 이 물음은 가뜩이나 긴장한 협의회분위기를 더욱 팽팽하게 만들었다. 천성적으로 체질이 약한 환자의 모든 생명지표는 자가이식편을 리용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것을 보여주고있었다. 그러나 이미 초기단계를 벗어난 그의 병상태에서 수술은 불가피했다.하다면… 무겁게 드리운 침묵을 깨며 과장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다 알다싶이 환자는 이제 27살밖에 안되는 처녀입니다.그가 처녀로서, 녀성으로서 아름다운 삶을 누릴수 있게 하는것이 우리의 본분이 아닙니까.》 오랜 시간 계속된 협의회에서는 유능한 의료일군들로 치료조가 조직되고 구체적인 치료방안이 세워졌다.… 이날 저녁 연구소 소장의 방에서는 밤깊도록 불이 꺼질줄 몰랐다. 《그러니 자가조직편과 이식물을 결합한 재건술을 결심했단 말이지요.》 리청원소장은 의미심장한 눈길로 리룡길과장을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환자의 생과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길에서 그의 아버지가 되고 친혈육이 되자는것이 과의료일군들모두의 심정입니다.》 《정성이 명약이라고 우리 의료일군들이 친혈육의 정을 다한다면 환자의 병은 얼마든지 고칠수 있다고 봅니다.그 정성이 과연 무엇이겠소.환자들에게 주는 우리 의료일군들의 믿음이 아니겠습니까.사랑이 없으면 그런 믿음도 안겨줄수 없지요.이미 연구소에서도 수술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습니다.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이 땅에서 처녀도 마음껏 행복을 누려야 할 당의 딸이 아닙니까.》 바로 그랬다.당의 은정속에 솟아난 사랑의 집에서 우리 녀성들을 위해 베풀어지는 사회주의보건제도의 혜택이 그대로 그들의 피부와 살에 가닿게 해야 할 의무가 바로 자신들에게 지워져있다는것을 이들은 다시금 자각했다. 의료일군들이 자신들이 지닌 막중한 사명과 본분을 깊이 자각하고 노력하는것만큼 인민들은 그것을 통하여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될것이며 자신들이 심혼을 바친것만큼 인민들은 사회주의제도에 대한 고마움의 노래를 심장으로 부를것이다. 리룡길과장은 자신이 언제 소장의 방에서 나왔는지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환자의 호실에도 어느덧 불이 꺼져있었다. 입원실창가를 바라보는 과장의 귀전에 그날 아침 처녀의 어머니에게 했던 이야기가 마치 자기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공명되여 다시 울려왔다. 《우리 의사들을 믿으십시오.사회주의보건제도가 있는 한 딸은 자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을것입니다.》 이렇게 되여 환자에 대한 수술이 진행되였다. 수술은 성과적으로 진행되였으나 그후의 회복치료는 환자에게 있어서나 의사에게 있어서 수술 못지 않게 정신육체적으로 강의한 의지와 인내력을 요구했다. 워낙 체질이 약한 환자는 고열로 하여 종종 의식을 잃군 했다.그럴 때면 의사, 간호원들은 그의 머리맡에서 꼬박 밤을 밝히군 하였다. 환자가 심한 아픔으로 모대길 때에도, 입맛을 잃고 밥술을 뜨지 못할 때에도 의사, 간호원들이 언제나 그의 곁에서 따뜻이 돌봐주었다. 배액관을 꽂은 몸을 가눌수 없을 때에도 의사, 간호원들이 먼저 달려왔고 수술후 영양보충을 위해 성의껏 준비한 갖가지 보양음식을 가져오며 누구보다 왼심을 써온 사람들도 다름아닌 의료일군들이였다. 명절날, 휴식날 따로 없이 불같은 정성으로 날과 날을 이어온 의료일군들의 헌신속에 환자의 병상태는 하루가 몰라보게 호전되여갔다. 그즈음 처녀는 자주 꿈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군 했다. 훈련장에서 순직한 군복입은 아버지가 어서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라고 자기를 고무해주는것이였다. 처녀는 리룡길과장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보았다. 출근해서는 어김없이 호실에 찾아와 이마도 짚어보며 아침에는 무엇을 먹었는가, 적적하지는 않은가 하며 정을 기울여주다가도 일단 치료에서는 엄격하고 높은 요구성을 제기하는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고싶었다. 담당의사인 강옥주를 대할 때면 자기한테는 왜 언니가 없느냐고 어머니에게 철없이 투정질하던 어린시절이 가끔 생각났다.담당한 환자들의 몸상태를 그들자신보다 더 깊이 파악하고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아글타글 애쓰는 모습은 꼭 자기가 늘 그려보던 친언니의 모습이였다. 때로는 환자의 느닷없는 투정도 조금도 탓하지 않고 보살펴주는 그의 정성앞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적지 않았다. 이들만이 아니였다. 두살 난 아이가 있는 몸이지만 늘 자기곁을 떠나지 않고 혈육의 정을 기울여주는 담당간호원인 김영심도, 병치료에 좋은 약재를 구하기 위해 먼길을 다녀왔다는 신옥과 라평일 등 과의료일군들은 결코 남이 아니였다. 이들은 비록 나이와 생김새는 서로 달라도 흰 위생복우에 꼭같이 새겨진 《정성》이라는 두 글자처럼 자기에게 부어주는 사랑과 정은 한치의 차이도 없었다. 눈부시게 흰 위생복에서 또렷하게 빛나는 붉은색의 두 글자가 마음속에 더욱 뜨겁게 안겨왔다. 정성! 이 말에 담겨진 깊은 뜻을 다는 알수 없었지만 몹쓸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있을 때 언제나 곁에서 어머니가 되여주고 친혈육이 되여준 고마운 사람들의 그 정성으로 하여 오늘 자신의 생이 이어지고있다는것을 처녀는 매일, 매 시각의 체험으로 뼈저리게 절감하고있었다. 그는 조용히 눈길을 들어 어느새 정이 든 주위의 모든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쳐다보았다. 자기의 몸을 따뜻이 감싸고있는 이불과 침대, 액정텔레비죤이며 랭동기 등 모든 생활조건이 갖추어진 입원실, 현대적인 의료설비들이 그쯘하게 들어앉은 유관내시경실, 유선촬영실, 초음파실, 심전도실… 찾아오는 사람 누구나가 호텔이나 궁전같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이곳은 과연 어떤 곳인가. 언제인가 리룡길과장이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당의 사랑속에 우리 나라에는 해마다 봄과 가을이면 일정한 나이에 이른 녀성들을 위하여 진행하는 검진과 녀성들이 많이 일하고있는 기관이나 기업소들에 나가 진행하는 이동검진을 비롯하여 온 나라 녀성들을 위한 정상적인 검진체계가 세워져있다고 하면서 그는 어느 한 자본주의나라에서 녀성들이 유선질병치료를 받는데 드는 엄청난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만약 인간의 생명도 이렇게 돈에 의하여 좌우되는 자본주의나라에서 살았다면 자기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되였을것인가는 너무나 명백하였다. 앓는 자식에게 더 정을 쏟는 어머니처럼 마음속그늘이 진 사람들에게 더욱 따뜻한 사랑을 부어주는 당의 품속에 자기도 안겨있음을 처녀는 온넋으로 느끼고있었다. 바로 그 따뜻한 손길로 사회주의보건제도가 자기에게 정성을 바치고있었고 우리의 보건일군들이 사랑과 정을 다해 자기의 생과 앞날을 지켜가고있었다. 처녀는 자기 몸으로 얼마나 값비싼 약물이 흘러들었는지 다는 몰랐다.수술자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과의료일군들이 수많은 의학과학기술도서들을 연구하면서 바로 그 시각에도 불같은 탐구의 분분초초를 보내고있다는것은 더우기 알수 없었다. 어머니당의 사랑과 은정을 전하며 언제나 우리 녀성들을 두팔벌려 어서 오라 반기는 평양산원과 나란히 솟아오른 유선종양연구소의 일군들과 의사, 간호원들의 지극한 정성속에 한 평범한 로동자처녀가 아름다운 생을 되찾게 되였다. 그가 이제 복받은 대지우에서 보람찬 삶을 마음껏 꽃피울 때 우리의 사회주의는 또 얼마나 아름다와질것인가. 정성! 이것은 진정 사회주의보건제도를 지켜 자신의 모든것을 다 바쳐가는 인간생명의 기사들, 참된 보건일군들의 헌신을 자양분으로 하여 인민의 마음속에 피여나는 인간사랑의 꽃인것이다. 본사기자 김성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