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8월 30일 《우리 민족끼리》

 

기고

애국심이 있다면 민족어를 사랑하라

 

언어는 민족을 특징짓는 기본징표로서 어느 민족이나 자기의 고유한 민족어를 가지고있다.

그 중에서도 현실세계의 모든 사물현상을 섬세하고도 구체적으로 정확히 표현할수 있는것으로 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언어로 인정받고있는 조선어는 우리 민족의 재부이고 자랑이다.

15세기에 창제한 조선인민의 고유한 민족글자인 《훈민정음》은 고대시기의 우리 글자인 신지글자를 계승한 우수한 문자로서 우리 인민들이 오랜 글자생활의 경험에 기초하여 독자적으로 만든 가장 발전된 글자이다.

오랜 력사를 가진 우리 말은 말소리가 아름답고 류창한데다 발음에 의한 형상이 풍부하고 어휘와 표현, 문체가 세련되여있다. 특히 사물의 미세한 차이까지도 원만히 표현할수 있는 풍부한 형상적표현력을 가지고있는 동시에 어휘의 산생이 매우 활발한 특징을 가지고있으며 《졸졸》, 《솨솨》, 《초롱초롱》, 《깜빡깜빡》과 같은 본딴말들은 수가 불과 몇백개정도에 머무르는 유럽나라들의 언어는 물론 교착어에 속하는 그 어느 나라 언어와도 비할바없이 풍부하다.

하기에 언제인가 프랑스에서 진행된 세계언어학자들의 학술회의에서 영국의 한 이름있는 언어학자는 우리 글에 대해 발음기관을 형상하여 글자를 만들었다는것도 독특하지만 기본글자에 획을 더하여 음성학적인 동일계렬의 글자를 파생해내는 방법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훌륭하다고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또 많은 나라의 언어학자들도 《만일 말과 글로 한 민족의 문화정도를 잰다면 조선이 지구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문화의 첫째가는 자리에 설것이다. 조선어는 배우기가 쉽고 간단하며 표현능력이 강하다.》고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고있다.

참으로 우리의 민족어가 제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넘쳐난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민족어를 가지였다고 해도 민족성원들이 그것을 고수하고 계승해나가지 못한다면 사멸을 면할수 없다. 그것은 민족어의 사멸이 곧 그 민족의 사멸로 이어지게 되기때문이다.

지난 일제식민지통치시기 일제가 그 무슨 《내선일체》와 《동조동근》을 제창하며 민족어말살책동에 그렇듯 집요하게 광분한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문제는 그 가혹한 책동속에서도 시들지 않고 꿋꿋이 이어져온 우리 말과 글이 오늘날 70여년간이나 남조선을 타고앉은 외세의 썩어빠진 문화에 오염되여 민족어의 순결성을 잃고있다는것이다.

지금 남조선에서는 영어와 일본어를 비롯한 30여개의 외래어가 범람하고있는데다 그것들을 서로 뒤섞어만든 외래어 아닌 외래어, 외래어와 우리말을 합쳐놓은 잡탕말들이 끝없이 만들어져 사람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있다. 사람들의 언어생활에서 본보기가 되여야 할 언론기관들이 각종 외래어와 잡탕말로 명칭을 달고 기사와 편집물들을 제작, 방영하고있으며 공공기관들의 공문서들에까지 한자와 외래어가 섞여쓰이는 판이다.

이러한 외래어와 잡탕말은 상점과 식당들의 간판은 물론 상품광고와 상표들에도 그대로 매닥질되고있다.

지난해 남조선의 어느 한 조사기관이 밝힌 자료에 의하더라도 서울시의 4개 지역에 있는 상점들의 거의 전부가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잡탕말로 된 간판들을 걸어놓고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남조선의 언어전문가들이 《우리 말은 뒤전에 밀려나고 외래어와 잡탕말이 판을 치고있다.》, 《무식한 유식자〉들의 잘난체, 유식한체 하는 외래어바람에 우리 글이 망쳐진다.》, 《선조들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세계에 이름을 날렸지만 그 후손들은 무질서한 은어와 잡탕말로 우리 말을 무참히 파괴하고있다.》고 개탄하였겠는가.

말그대로 고유한 우리 말, 우리 글과 함께 민족의 넋이 사라져가는 사회, 《언어오물장》, 《언어식민지》에서 《종살이》를 하고있는것이 남조선의 현실이다.

민족어를 사랑하지 않고 지켜내지 못하면 나라와 겨레의 자주권과 존엄도, 귀중한 민족문화도 잃게 되고만다는것은 인류력사가 가르치는 진리이다.

때문에 언어생활에서 고유한 우리 말과 글을 귀중히 여기고 그 우수성을 잘 살려 발전풍부화시켜나가는것은 숭고한 애국애족의 사업이며 우리의 민족문화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중대한 사업이다.

더우기 분렬된 우리 나라에서 북과 남이 민족어의 순결성을 고수해나가는것은 우리 민족의 단일성을 유지하고 조국통일을 이룩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된다.

애국의 마음이 있는 민족성원이라면 누구나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우리 민족의 말과 글을 적극 살려쓰고 더욱 발전시켜나감으로써 조선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더 높이 떨쳐나가야 할것이다.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연구사 박 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