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12월 29일 《우리 민족끼리》

 

투고

송년의 언덕에서 되새겨보는 청년들의 삶

 

2021년의 한해도 다 저물어가고있습니다.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에 넘쳐 지나온 한해를 돌이켜보게 되는 이 시각 나의 머리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것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청년들의 삶입니다.

아마도 어머니로서 올해에 20대의 끌끌한 아들부부를 어렵고 힘든 초소로 떠나보낸 충격이 더욱 북받쳐서 그런가 봅니다.

하기에 나는 요즘 탄광으로 주저없이 달려나간 내 아들, 며느리를 긍지높이 그려보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어가군 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라 할것없이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것은 공통된 하나의 심정일것입니다. 이렇게 놓고볼 때 우리 아들, 며느리와 같은 청년들이 자기의 삶을 빛나게 수놓아가는것보다 더 기쁜 일은 아마 없을것입니다.

물론 나 자신도 이전에 기자로 일하면서 사회와 집단을 위해 헌신하는 우리 시대 청년들의 미더운 모습을 취재하였고 그에 대해 너무도 많이 느낀바이지만 올해는 특별히 우리 가정에서 있은 일을 통해 더욱 페부로 체험하게 되였습니다.

자식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 그것도 사랑하는 처녀와 백년가약을 맺은지 불과 한달도 안된 지난 4월 부모앞에서 강동지구탄광련합기업소에 탄원하기로 결심했다고 이야기하며 탄원증서를 내보일 때 내 심정이 과연 어떠하였겠습니까.

부모로서 무척 대견스러운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음한켠으로는 지금껏 어미품에서 떨어져본적이 없는 사랑하는 자식과 헤여져 살아야 한다는 서운함이 남아있은것은 사실입니다.

그러한 나에게 아들, 며느리가 한 말이 어찌나 마음의 금선을 찌르르 울려주었던지 지금도 메아리되여 귀전에 울려오는것만 같습니다.

부모곁에서 자식구실을 못해 미안하다고, 허나 당과 국가의 크나큰 사랑과 혜택을 받으며 자란 자기들이 그 은덕에 보답할줄 모른다면 이보다 더한 불효자식이 또 어디 있겠는가고, 그래서 저들부부는 첫사랑을 맺을 때부터 청춘의 자서전에 누려온 행복만 기록하는 응석받이가 아니라 고마운 우리 당, 우리 제도를 위해 보람있는 삶을 바쳐갈것을 약속하고 이 길을 택한것이라고, 그러니 부모곁을 떠나는 자식들의 마음을 리해해주길 바란다고, 그리고 축복해달라고

자식들의 진정에 찬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아들, 며느리의 손을 꼭 잡고 너희들의 말이 옳다, 너희들을 키운건 내가 아니라 고마운 우리 당의 품이다, 그러니 가정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곧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이라고 거듭거듭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떠나보낸 내 자식들입니다.

헌데 이게 웬일이겠습니까.

강동지구탄광련합기업소에 탄원한지 얼마안된 지난 8월 우리 아들, 며느리가 청년절경축행사에 대표로 참가하여 경애하는 원수님의 하늘같은 사랑과 정, 믿음이 흘러넘치는 축하문을 받아안는 최상최대의 영광을 지니게 되였습니다.

어머니 당의 따사로운 사랑이 마를줄 모르는 샘물마냥 우리 아들, 며느리에게도 흘러들었던것입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축하문에서 정든 집과 불밝은 도시, 사랑하는 부모형제들과 떨어져 남다른 고생을 각오해야 하는 초소들에 자원진출한 청년들의 고결한 정신이야말로 혈육들을 뒤에 두고 설한풍 휘몰아치는 광야에서 풍찬로숙하며 피흘려 싸운 항일혁명투사들의 숭고한 정신의 빛나는 계승이라고 높이 평가해주시면서 어렵고 힘든 부문에 자식들을 떠나보낸 가정들을 애국자가정으로 적극 내세워주고 돌보아주어야 한다고 하시였으니 그날의 그 감격을 나는 한생 잊지 못할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한해를 마감짓는 12월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일 내 아들, 며느리가 고마운 사회주의 이 제도가 아닌 다른 사회에서 태여났다면 과연 어떻게 되였을가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물음을 제기하고 보니 아들, 며느리를 탄광으로 떠나보내는 날 취재하러왔던 기자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남조선에서 직업을 잃고 빚단련을 받던 한 젊은 녀성이 한달가까이 식음을 전페하고 울분속에 헤매다가 비명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를 두고 당시 남조선의 어느 한 언론은 《울며 몸부림치던 그 순간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줬다면…》하고 절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다 한들 빚더미에 눌리워 절망의 나락에서 신음하는 이 녀성을 과연 어느 누가 구원해줄수 있단말입니까.

이 녀성의 처지와 다를바없는 청년들이 남조선에는 너무도 많다고 합니다.

지금 남조선에서는 돈없는 수많은 청년들이 취업의 기회가 생기지 않아 일을 하고싶어도 하지 못하는 실업자로 전락되고 부동산문제와 하늘높은줄 모르고 뛰여오르는 물가로 하여 빚단련에 시달리면서 비관과 절망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아까운 생을 스스로 포기하고있다고 합니다. 지방의 적지 않은 청년들은 살길을 찾아 고향을 버리고 도시들에 몰려들고있는가 하면 남녀청년들이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속에서 서로를 《한남충》, 《김치녀》, 《페미니스트》, 《마초》 등으로 헐뜯고 비방중상하다 못해 인터네트상에서 집단적으로 인신공격에 나서고 심지어 살인, 성폭력 등 각종 범죄까지 저지르고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것은 패륜패덕의 썩고 병든 사회가 낳은 필연적산물인것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내 아들, 며느리가 태여났다면 아마도 이들의 처지와 별반 다를바 없으리라는것은 불보듯 뻔할것이며 과연 이런 사회를 위해 자신을 바친다는것 자체를 생각조차 할수 없을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에서 사는 청년들은 복받은 세대입니다. 여기에 우리 청년들의 정신세계는 또 얼마나 훌륭합니까.

내 아들, 며느리의 경우만 놓고보더라도 평범한 가정에서 태여났지만 사회주의제도의 고마운 혜택속에 덩실한 집을 쓰고 살면서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마음껏 배우며 자라났고 오늘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초소로 달려나가 청춘의 땀과 열정을 다 바치고있습니다. 지금도 자식에게서 종종 소식이 오는데 좋은 살림집을 쓰고 살면서 로동과 생활의 보람, 생의 희열을 한껏 느끼고있다고 합니다.

결코 내 자식만이 아닙니다.

청년들을 나라와 민족의 꽃으로, 사회의 가장 활력있는 부대로, 혁명의 믿음직한 계승자들로 떠받드는 고마운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들모두가 집걱정, 직업걱정을 전혀 모르고 행복한 삶을 누려가고있으며 사회와 집단을 위해 귀중한 청춘시절을 값있게 빛내이고있습니다.

수도 평양을 비롯하여 정든 곳을 떠나 탄전으로, 협동벌로, 대건설장들과 섬마을로 달려나간 수많은 청년들, 영예군인들의 영원한 길동무가 되고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의 친자식이 된 청년들, 부모없는 아이들의 친부모가 되여 혈육의 정을 깡그리 바치고있는 청년들, 불치의 병으로 하여 걷지 못하는 아이를 수년동안이나 업고다니며 치료를 해주어 끝내는 대지를 밟을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청년들을 비롯하여 미덕과 미풍의 소유자들은 내 조국땅 어디가나 찾아볼수 있습니다. 이런 고마운 제도, 훌륭한 청년들이 있으니 내 조국의 앞날은 또 얼마나 밝고 창창하겠습니까.

하기에 나는 송년의 이 언덕에서 부모의 심정으로 이 세상 모든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싶습니다.

꽃이 아름답게 피여나자면 태양이 있고 끊임없는 자양분을 주는 토양이 있어야 하듯이 청년들의 삶 역시 키워주고 내세워주는 진정한 어머니품, 훌륭한 제도를 만나야 꽃펴날수 있다고, 그런 제도가 바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라고 말입니다.

대동강구역 옥류1동 김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