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0월 22일 로동신문

 

실화

그가 사랑하는 직업

 

밤하늘의 뭇별들이 야영각들의 창가마다에서 흘러나오는 눈부신 불빛들과 경쟁하려는듯 자꾸만 깜박이던 지난 9월 어느 가을밤이였다.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열관리공으로 일하는 강경수는 그밤도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훔치며 설비들에 대한 정비보수를 진행하고있었다.

이때 강경수와 함께 작업하던 젊은 신입공이 느닷없이 물었다.

《경수동지, 이밤도 우리가 이렇게 일하고있다는것을 사람들이 알기나 할가요?》

강경수는 잠시 허리를 펴고 아이들의 행복의 웃음소리, 노래소리에 귀기울이며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제대배낭을 여기 소년단야영소에 풀어놓은 그날부터 근 30년간을 하루와 같이 묵묵히 일해오고있는 그였다.

그밤따라 강경수는 지나온 나날이 어제런듯 떠올랐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와 인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다 자기의 직업에 대하여 애착을 가지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군사복무시절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개건확장공사에 참가하였던 강경수는 공사가 끝날무렵 제대되면서 야영소의 열관리공으로 배치되였다.

군사복무시절의 추억이 깃든 야영소에 제대배낭을 풀어놓게 된 그는 아들을 기다리는 고향의 부모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저도 부모님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고싶습니다.그러나 저에게는 나라의 왕들인 아이들을 위한 중요한 과업이 맡겨졌습니다.》

그는 제대병사의 패기와 열정을 안고 힘든줄 모르고 일했다.

비록 일터는 남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아도 자기가 더운물과 증기를 제때에 생산하여 보내주어야 야영생들이 즐겁게 야영생활을 할수 있다고 생각하니 긍지감이 가슴속에 차올랐다.

그가 야영소에 배치된지 몇달 안되던 어느 봄날 위대한 장군님께서 전선시찰의 그 바쁘신 속에서 새로 일떠선 야영소를 찾아오실줄 어찌 알았으랴.

그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건물들과 설비들에 대한 관리와 보수정비사업을 정상적으로 하여 어린이들이 야영소생활기간에 사소한 불편도 없이 마음껏 배우고 뛰놀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가르쳐주시였다.

그 가르치심을 건설에 참가했던 어제날 군인건설자인 자기에게 주신 과업으로 새겨안은 그는 낮이나 밤이나 보이라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나날 그는 장군님은 전선으로 아이들은 야영소로라는 노래의 구절을 즐겨부르군 하였다.

어느날 갓 결혼한 안해가 한달이 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는 그를 찾아 야영소로 왔다.

뾰로통한 얼굴로 그 일이 그리도 재미있는가고 하는 안해를 정겹게 바라보며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난 나의 직업을 사랑하오.어떤 사람들은 누가 알아나 주는가고도 말하지만 후대들을 위해 복무하는 이 일이 얼마나 좋소.》

비록 아이들의 행복넘친 모습은 매일 마주하지 못해도 자기에게는 보이라들의 동음이 꼭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들려온다는것이였다.

세상에 자기처럼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없는듯 만족스럽게 웃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안해 박일녀는 늘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의 가슴속에 언제 저런 뜨거운 마음이 자리잡았을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후 피타게 노력하여 높은 기능을 소유하게 된 그는 보이라들만이 아니라 많은 설비들의 정상운영을 위해 더 바쁘게 지내지 않으면 안되였다.게다가 용접작업에서는 누구도 따를수 없는 기능공인 그를 기다리는 일감은 참으로 많았다.그러나 그는 그 모든것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였다.

생활은 벅차게 흘러갔다.강경수에게도 아들이 태여났고 그 아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나갈 때까지 그는 언제 한번 단란한 가정적분위기에 싸여보지 못했다.

아들이 군대로 떠나는 날에도 긴급히 제기되는 설비보수작업으로 하여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야영소로 달려간 그였다.

이렇게 되자 안해의 마음속에는 남편에 대한 고까움이 또다시 서려들기 시작했다.

어느날 밤 집에 들어서니 안해가 조심히 이렇게 내비쳤다.

《저- 우리 동창생이 그러는데 당신같이 기술이 높은 사람이 자기 단위에 오면 생활상문제도 많이 풀리고…》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요?》

그는 자기의 심정을 몰라주는 안해가 야속했다.

그 시각 그의 마음속에서는 이런 말이 울리고있었다.

당신은 나의 영예와 긍지가 어디 있는지 다는 모를것이다.이 세상에 수많은 직업이 있어도 후대들을 위해 일하는 나의 직업처럼 영예로운것은 없다고 생각한다.왜냐하면 당에서 우리 아이들을 제일로 아끼고 사랑하기때문이다.

그 사랑속에 당신과 내가 성장했고 우리 아들이 자라나지 않았는가.

야영소를 떠나서는, 우리 아이들을 떠나서는 난 한순간도 살수 없는 사람이다.…

강경수는 그길로 집을 나서서 야영소로 향했다.

그로부터 며칠후 야영소의 한 일군이 그를 찾았다.

이제는 년한도 많고 기능도 높은데 야영소의 설비들을 맡아 관리하는 초급일군으로 사업하는것이 어떤가고 하는것이였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는 학창시절 아버지는 평범한 로동자여서 학급동무들앞에서 언제 한번 아버지자랑을 해본적이 없다고 투정질하던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들에게 이제라도 긍지를 안겨줄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머리를 흔들었다.

아직까지 자기가 담당한 설비들을 능숙하게 운영할수 있는 기능공들을 키워내지 못했기때문이고 또 자기의 살붙이와 같은 보이라들의 곁을 떠날수 없었던것이다.그때부터 그는 기능공들을 키우는 사업에도 큰 힘을 넣었다.

그후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사랑과 은정속에 야영소가 또다시 훌륭히 개건되고 그이를 모시고 사랑의 기념사진까지 찍는 영광을 지니게 되였을 때 그는 나라의 귀중한 보배들인 아이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지혜와 열정을 깡그리 바칠 맹세로 심장을 불태웠다.

수십년간 그는 수많은 기술혁신과 창의고안을 하여 전기를 절약하고 설비들의 수명을 훨씬 늘이였으며 부족한 설비와 부속들은 자체로 제작하면서 설비들의 정상관리운영을 위해 모든것을 바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것을 증명하는 한건의 증서도 없었다.설비들의 만가동에 실지 이바지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였기때문이다.

몇해전 어느날이였다.

강경수는 급히 도당위원회의 부름을 받게 되였다.

(무슨 일일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도당위원회에 들어섰던 그는 자기가 사회주의애국공로자의 영예를 지니였다는 꿈만 같은 소식을 받아안게 되였다.

(나와 같은 평범한 로동자가 사회주의애국공로자라니?!…)

그는 너무도 감격스러워 어떻게 도당위원회청사를 나섰고 야영소초급당일군의 사무실에까지 들어섰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무실에는 안해도 와있었다.초급당일군으로부터 모든 사연을 전해들었는지 안해의 두볼로는 눈물이 줄줄이 흐르고있었다.그것은 남편의 진정을 미처 다 헤아리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자책의 눈물이였고 끝없는 기쁨의 눈물이기도 하였다.

그날 안해는 군대에 나간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가정의 큰 경사에 대해 쓰고난 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난 네가 제대되여 돌아오면 아버지처럼 살기를 바란다.》


* *


그날 밤 설비들에 대한 정비보수를 끝낸 강경수는 작업일지에 《정상가동》이라는 네 글자를 써놓았다.

그리고는 오래도록 그 네 글자를 바라보며 움직일줄 몰랐다.

삶의 보람도, 인생의 영광과 행복도 모두 안겨준 자기의 일터에 대한 사랑이 그 네 글자에 함축되여있었다.

본사기자 유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