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2월 5일 《우리 민족끼리》

 

[사진과 글]

어둠을 몰아내는 사람들

 

어둠이 깃들었다. 초겨울의 찬바람은 심술궂게 계속 요동을 치고 맵짠 추위는 사람들의 살속으로 사정없이 스며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둠의 장막을 헤가르며 찬바람과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너도나도 거리에 떨쳐나섰다.

서울, 부산, 광주, 춘천, 대구, 창원, 포항을 비롯한 남조선전역에서 손에손에 초불과 구호를 들고 분노와 항거의 마당으로 밀려나왔다.

보수집권세력을 단호히 심판하려는 민심의 결연한 의지가 발산하는 그 많은 항쟁의 거리를 어찌 다 가볼수 있으랴.

보라, 거리를 메운 행진대오의 모습을, 초불을 들고 목청껏 구호를 웨치는 시위군중의 모습을.

그들이 높이 받쳐든 커다란 기폭에 세상이 보란듯 뚜렷이 새겨진 글발은 《윤석열퇴진》.

력사의 반동, 부정의의 의미인양 윤석열역도의 이름이 검은색으로 씌여져있고 그 밑에는 피를 분출하는 심장의 웨침인듯 붉은색으로 《퇴진》이라는 글이 새겨져있다. 흰바탕은 만고죄인 윤석열역도를 권력의 자리에서 기어이 끌어내려는 민심의 한결같은 의지를 반영한것이리라.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만적인 언어유희로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은 때로부터 윤석열역도는 추악한 사대매국행위와 반인민적악정, 독재체제수립책동과 북침전쟁광란 등 희대의 만고죄악을 저지르며 남조선을 정의와 진리가 말살된 암흑세상으로 만들어놓았다.

윤석열역적패당이 몰아온 이 암흑속에서 도저히 살수가 없기에 남녀로소 가림없이 너도나도 초불을 들었다.

돈없고 권세없는 탓에 생존권을 매일매시각 위협당하는 근로자들, 알 권리, 보고 말할 권리를 빼앗기고 권력의 탄압대상이 된 언론인들과 지식인들, 썩은 통치의 피해자가 된 연약한 학생들, 사대매국을 반대하고 부패권력을 성토하였다고 하여 박해와 학대를 받는 사람들모두가 항쟁의 거리에 떨쳐나섰다.

아래의 사진을 보자. 초불시위마당에서 딸애의 손에 초불을 쥐여주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모습.

어머니와 딸이 초불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있을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고 또 어떤 마음을 간직하였을가.

이에 대한 설명은 얼마전 남조선잡지에 서술된 글줄에서 찾아본다.

…초불시위대오에서 《윤석열퇴진》구호를 웨치던 한 남성이 딸애의 손을 잡고 대오에 들어서는 가정주부에게 물었다. 날씨도 추운데 딸애는 왜 데리고나왔는가고.

주부는 주저없이 말했다. 결코 딸애가 심심해 할가봐 데리고나온것이 아니라고, 더는 악덕정치의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식에게 불평등과 불의를 뒤집어엎으려는 시대의 숨결을 보여주고싶어서,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잡는 성스런 투쟁에 이 어머니도 나섰다는것을 떳떳이 보여주고싶어서라고…

이것이 바로 민심의 목소리이다.

거대한 초불대오가 거리를 누빈다. 거리의 조명들은 자연의 어둠을 가셔줄지 몰라도 학대와 고통으로 응어리진 사람들의 마음속그늘, 병든 사회에 덮쳐든 짙은 《어둠》은 몰아내지 못한다.

초불을 추켜들고 항쟁의 거리에 떨쳐나선 사람들모두가 불의를 용납치 않는 사람들, 사회의 어둠을 몰아내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사회의 정의와 진보, 참다운 삶의 권리와 새생활에 대한 갈망은 남조선인민들의 가슴속깊은곳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르고있다.

윤석열역적패당에게 속고 빼앗기며 학대와 수모를 받아온 남조선인민들의 분노의 웨침이 온 남녘땅을 진감한다.

《윤석열을 권력의 자리에서 끌어내자!》, 《어둠을 불사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안아오자!》…

최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