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1월 1일 로동신문

 

수필

당원증번호

 

하나의 사실을 놓고도 거기에 비낀 비상한 의미를 깊이 음미해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상원세멘트련합기업소에 대한 취재길에서였다.불치의 병으로 생을 마친 한 당원이 최후순간에 남긴 글을 보는 순간 이름할수 없는 충격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나의 생명 2198554 당을 따라 끝까지…

9월중 당적분공으로 받은 월인민경제계획을 넘쳐 수행하여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 기쁨을…》

《2198554》, 생의 마지막기력을 깡그리 모아 썼을 삐뚤삐뚤한 그 수자는 그의 당원증번호였다.

림종의 시각 자기자신을, 가까운 사람들을 생각하는것은 인간의 본능일것이다.

하다면 그는 어떻게 되여 당원증번호를 새기고 생의 마무리를 할수 있었는가.당원이라는 자각, 당의 고귀한 믿음이 실린 당원증번호가 생명처럼 심장속에, 온몸에 꽉 차있었기때문이리라.

그러니 당원증번호를 어찌 단순히 수자라고만 볼수 있으랴.

바로 그 수자에는 조선로동당원의 고결한 자각과 순결한 량심, 참된 삶에 대한 훌륭한 대답이 실려있는것이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당조직들에서는 모든 당원들이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불멸의 태양상을 모신 당원증을 가슴에 품은 조선로동당의 한 성원이라는 자각과 영예를 실천투쟁에서 빛내여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당원증번호,

새겨볼수록 그 의미는 참으로 비상하다.

혁명가의 정치적생명의 증표, 김일성-김정일주의당의 일원이라는 정치적신분증이나 같은 당원증에 새겨져있는 번호이기에 말로만 외워서는 절대로 안된다.

당앞에 다진 맹세를 순간순간 자각하며 실천에 옮기는 당원만이 떳떳하게, 긍지높이 당원증번호를 외울수 있는것이다.

불현듯 나의 머리속에는 신념과 의지의 화신인 리인모동지의 고결한 모습이 떠올랐다.

해방직후 당대렬에 들어선 리인모동지는 안해가 조선로동당에 입당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잊지 마오! 당원의 영예를 지닌 오늘을 그리고 당원증번호를 말이요.조선로동당의 한 전사라는 증표요.당앞에서 맹세했다는 증표란 말이요.》

그에게 있어서 당원증번호는 목숨과도 바꿀수 없는 신성한것이였다.장기간의 감옥살이로 페인이 되였어도 그는 자기가 조선로동당의 한 성원임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교형리들의 악착한 고문으로 쓰러졌다가도 정신만 차리면 제일먼저 입속으로 외운것이 바로 《입당년월일 1945년 10월 8일, 당원증번호 306》이였다.지리산에서 함께 싸운 동지들의 투쟁을 후세에 전하는것을 당적분공으로, 종군기자의 끝나지 않은 임무로 자각한 그는 기억들을 하나하나 더듬어 수기들을 썼다.

승리자의 웃음을 짓고 사형장으로 나가며 불을 토하듯 내뿜던 통일애국투사들의 웨침이 오늘도 메아리되여 울려온다.

《동지들, 기억해달라.나의 당원증번호…》

교형리들이 수인번호로 찾을 때면 자기의 당원증번호로 찾으라고 맞서싸우며 수십년세월 중단없이 당생활을 진행한 그 불굴의 기백앞에, 고귀한 정신앞에 삼가 머리숙어진다.

당원증번호,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 조국의 참호였고 인생의 전부였던것이다.

추억의 노를 끝없이 저어가는 나의 생각은 깊어졌다.

전세대의 피가 슴배인 당원증번호, 동시대인들의 고뇌와 땀이 스민 당원증번호, 그 참의미는 과연 무엇이겠는가.

당원증번호, 그것은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의 매 성원들의 대렬번호, 투쟁과 전진의 길에서 우리들자신이 스스로 차지하였으며 생을 깡그리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 성스러운 참호를 의미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숭고한것이 그들먹이 차오르는 마음으로 당원증번호를 다시금 외워본다.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의 한 성원으로 새로 태여나는 그날로부터 생의 마감날까지 누구나 심장속에 간직하고 잊지 않는 당원증번호를.

어머니당의 전사로 태여난 날은 각각이여도 어머니고생을 덜어드리기 위해, 그 품을 지키기 위해 한몸바치는 날에는 순서가 있어서는 안되는것이 바로 우리 당원들이 아닌가.

나 하나쯤이야 하고 잠시라도 당원의 자각을 망각한다면, 자기의 초소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당의 위업에는, 조국의 전진에는 공백이 남게 되리니 혁명앞에 끼친 그 엄중한 후과를 후날 가슴치며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당원증을 품고있다고 하여 다 참된 당원인것은 아니다.

선봉투사구실을 해야, 핵심구실을 해야 당앞에, 당원증번호앞에 떳떳한 진짜배기당원이라고 할수 있다.

당원 누구나가 매일, 매 시각 체감하는 당원증은, 거기에 새겨진 당원증번호는 이렇게 깨우쳐준다.당이 맡겨준 초소를 목숨으로 지키라.당결정관철의 길에 그대가 맡은 혁명의 참호가 절대로 빈자리가 되지 않게 전세대 당원들처럼, 시대의 전형들처럼 생의 분분초초를 충성과 애국으로 불태우라.

그렇다.당원증번호는 수자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당대렬에서 매 당원이 선 위치에 대한 자각을 심어주는, 생명을 바쳐서라도 자기의 참호를 지켜야 함을 말없이 깨우쳐주는 더없이 신성하고 고귀한 글발이다.

본사기자 김향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