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사명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계급의식을 지니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뀔수록 순간도 늦추거나 소홀히 할수 없는것이 반제계급교양입니다.》
몇달전 어느날 사리원대성타올공장 정문으로 백발을 머리에 얹은 한 로인이 들어섰다.여든을 가까이하고있는 그가 바로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미제와 계급적원쑤놈들이 감행한 치떨리는 야수적만행의 체험자인 김명순녀성이였다.
그는 지금 이곳 종업원들과의 상봉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길이였다.현관에서 기다리고있던 공장일군들이 그를 반겨맞았다.
《강사할머니, 년세도 많으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이렇게 힘든 걸음을…》
사람들은 반일애국렬사유자녀인 그를 가리켜 《강사할머니》라고 부른다.단순히 그가 사적부문에서 오래동안 일한 공훈사적강사여서만이 아니다.그 부름에는 년로보장을 받은 후에도 계급교양의 길을 스스로 걷고있는 로인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어려있다.
그는 미안해하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괜찮네.나야 숨이 붙어있는한 미제와 계급적원쑤들의 죄행을 만천하에 고발하기 위해 이길을 끝까지 가야 할 복수자가 아닌가.》
얼마후 그는 공장회의실의 무대에 나섰다.눈언저리와 입가에 패인 잔주름에조차 분노의 열기가 슴배인듯싶은 로인의 모습…
이윽고 김명순녀성의 갈린듯한 목소리가 회의장에 울려퍼졌다.그것은 두번다시 회상하고싶지 않은, 하지만 절대로 잊을수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가슴아픈 추억의 갈피이고 인두겁을 쓴 원쑤에 대한 준절한 단죄였다.
…1950년 10월 어느날이였다.둔중한 포소리가 울릴 때마다 산이 통채로 드르릉 떠는것만 같았다.금천군의 어느한 마을뒤산에 숨어있던 어린 김명순은 어머니의 치마폭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등에 업은 막내를 달래던 어머니가 말했다.
《무서워말아.이제 아버지가 우릴 데리러 오실게다.》
금천군인민위원회 위원장이였던 김명순의 아버지는 조직적인 후퇴를 보장하느라 며칠전에 집을 나서면서 가족들에게 자기가 올 때까지 뒤산에 있는 동굴에 숨어있으라고 당부했던것이다.
당시 전략적인 일시적후퇴가 시작되자 목을 움츠리고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있던 계급적원쑤들, 정체를 숨기고있던 반동분자들이 제세상이 온것처럼 날뛰기 시작했다.그놈들은 미제침략자들이 조작한 《치안대》 등 반동단체들에 가담하여 로동당원들과 애국자들에 대한 학살에 피눈이 되여 날뛰였다.
산발을 타고 매일과 같이 울려오는 마을사람들의 곡성에 김명순은 공포에 사로잡혔다.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1년맞잡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산밑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명순은 언니와 함께 동굴밖에 나가 살펴보았다.누구인가 《치안대》놈들의 추격을 피해 자기들이 숨어있는 곳으로 허겁지겁 달려오는것이였다.
거친 숨소리가 점점 가까와졌다.그를 눈여겨보니 자기보다 7~8살정도 우인 소년이였다.서로의 눈길이 허공에서 부딪쳤다.동굴에 사람들이 숨어있다는것을 알아차린 소년은 불현듯 방향을 바꾸어 내달렸다.하지만 멀리 못가서 놈들에게 붙잡히고말았다.
그날 놈들은 동굴속에서 김명순의 가족도 발견하였다.그들이 군인민위원장의 가족이라는것을 알아본 놈들은 참새를 좇다가 봉황을 잡았다고 쾌재를 올렸다.얼마후 놈들은 체포한 김명순과 그의 가족을 미국놈들이 있는 곳으로 끌고갔다.그리고는 어린 김명순의 머리태를 잡아흔들면서 이년의 애비가 군인민위원장을 하면서 자기들을 무던히도 못살게 굴었다느니 뭐니 하며 갖은 행패를 다 부렸다.
미제야수들도 군화발로 김명순의 어머니를 걷어차며 모진 악행을 가했다.그리고는 《치안대》놈들에게 이제는 너희들의 세상이 왔다, 너희들을 못살게 군 인민위원장의 가족들에게서 모든 값을 받아내라고 하면서 졸개들을 사람잡이에로 내몰았다.
계급적원쑤놈들은 굶주린 이리떼같이 달려들었다.놈들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김명순의 어머니를 몽둥이로 사정없이 내려치기 시작했다.삽시에 땅바닥은 붉은 피로 물들었다.야수적인 고문만행이 계속될수록 미국놈들은 큰 구경거리나 만난것처럼 히히닥거리며 잘한다고 졸개들을 계속 부추겼다.쓰러진 어머니를 부르며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자 입술을 피나게 깨물고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던 어머니가 머리를 번쩍 쳐들었다.
《울음을 그쳐라.너희들이 울면 개놈들이 좋아한다.》
악에 받친 놈들은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어머니와 어린 김명순의 온몸을 마구 지졌다.명순은 악- 비명을 지르고나서 그만 의식을 잃고말았다.…
김명순녀성은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자기의 목을 가리켰다.
《그때 놈들이 남긴 상처자리가 아직 남아있습니다.난 이 험한 상처를 볼 때마다 그날의 참상이 떠올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있습니다.》
로인의 목에 남아있는 상처는 수난자의 원한을 그대로 고발하고있었다.
김명순녀성의 이야기는 계속되였다.
…원쑤놈들은 매일 고문을 들이대였다.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어머니곁에서 공포의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명순은 산에서 함께 체포되였던 소년이 유격대의 련락원이였고 놈들에게 끝내 살해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그로부터 며칠후에는 아버지도 놈들의 손에 체포되여 무참히 학살되였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너희들은 꼭 살아서 이 원쑤를 갚아야 한다.》
어머니의 피젖은 당부였다.얼마후 놈들은 그의 가족을 동구길로 끌어냈다.그리고 군인민위원장의 가족을 어떻게 죽이는가 모두 나와서 보라고 줴치면서 총을 빼들고 동네방네 돌아치며 사람들을 그곳에 끌어다놓았다.미국놈 여럿이 마을어구에 군용차를 세워놓고 졸개놈들을 지휘하였다.
이날 놈들은 김명순과 그의 가족을 말뚝에 꽁꽁 비끄러매놓고는 마을사람들에게 지껄였다.
《이년들에게 물 한방울, 밥 한술이라도 가져다주는 놈이 있으면 온 마을을 불사르겠다.》
놈들은 김명순과 그의 가족을 묶어놓은 말뚝옆에 보초까지 세웠다.하지만 그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인민군대의 재진격이 시작되자 놈들이 황급히 달아났던것이다.…
이야기를 마치고나서 김명순녀성은 공장종업원들에게 당부하였다.
《미국놈들과 계급적원쑤들은 이처럼 악착하고 야수같은 놈들입니다.여러분! 이 원한을 순간도 잊지 말고 계급의 칼날을 더욱 억세게 벼려 원쑤놈들에게서 기어이 피값을 받아냅시다.》
종업원들은 저저마다 미제와 계급적원쑤들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그들은 살인마들의 몰골이 눈앞에 보이는것같아 치가 떨리고 이가 갈리는것을 참을수 없다고 하면서 로인이 걸어온 복수의 길을 꿋꿋이 이어갈 맹세를 굳게 다지였다.
김명순녀성은 두주먹을 불끈 틀어쥐고 증오의 눈빛을 번뜩이는 종업원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라는것은 오직 하나, 새세대들이 날로 행복이 꽃펴나는 이 땅에 어떤 처절한 피의 력사가 새겨져있는가를 절대로 잊지 말고 원쑤들과 무자비하게 싸우는 계급의 전위투사가 되도록 하는것이였다.바로 그래서 학원시절과 대학시절은 물론 사적강사로 일하던 때와 지금까지 새세대들을 위한 계급교양의 길을 변함없이 걷고있는것이다.
김명순녀성은 생의 마지막순간까지 복수자의 사명을 다하리라 굳게 마음다지며 무대를 내렸다.(전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