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誌 종소리 제30호 2007년 봄호
울려라 종소리
정 화 수
오늘도 쉬임없이
울려가는 종소리
더 멀리 더 널리
세차게 가닿치 못할가
외진 섬 기슭까지
은은한 울림도 좋지만
닫힌 문을 두드리며
가슴도 열게 할수는 없을가
어려움도 보람으로 느끼는
마음의 금선을 울리고싶다
칼바람속에서도 떳떳이
치마저고리 교복 스적이는
여기에도 울리고
바다를 건너
온 강산에도
긴 밤의 신음을 가시고
려명의 노래 넘치게 하고싶다
때로는 폭풍우가 되고싶다
악귀의 피줄 이은 날강도들
밤낮없이 짖어대는 옛군가소리
남의 집을 짓밟는 구두발소리
죄다 쓸어버리는
호전광들 퍼붓는 폭음속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올리는 비명
듣고만 있겠는가
총포성도 뒤덮는 종소리는 없겠는가
종소리를 울리자
높게든 낮게든
색갈이 어떻든 함께
인륜의 종소리 화음을 이루자
―《종소리》 30호 출판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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