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이어 울리는 당부

주체113(2024)년 4월 9일 로동신문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서 반제계급교양의 도수를 높여 그들이 미제와 계급적원쑤들의 침략적, 략탈적본성에 대하여 똑똑히 알도록 하여야 합니다.》

지난 청명날 아침 신양군 송동리에 여러 사람이 들어섰다.신양군 읍에 사는 정영복로인과 그의 딸과 사위였다.예로부터 소나무가 많아 그 이름도 송동리라 불리우는 이 고장은 정영복로인에게 너무도 가슴아픈 추억을 남긴 곳이였다.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바로 여기서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급적원쑤들의 손에 무참히 학살되였던것이다.

얼마후 정영복로인의 입에서 무거운 한숨이 흘러나왔다.정영복로인의 뒤를 따르던 사위가 곁으로 다가와 근심어린 어조로 물었다.

《아버님, 몸이 불편합니까?》

정영복로인은 군관인 사위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조국보위초소에서 아들이 전사한 후 가정에 생긴 생활의 공백을 메꾸어주고있는 사위였다.실은 혼자서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었지만 며칠후 부대로 돌아가기 전에 송동리에 꼭 가보고싶다는 사위와 딸의 요구를 밀막을수 없어 함께 떠난 길이였던것이다.

정영복로인은 손채양을 하고 이윽토록 소나무숲을 바라보았다.소소리높은 우듬지를 바라보느라니 그의 눈앞에는 철들자부터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 화폭처럼 펼쳐졌다.추억의 첫 갈피는 할아버지 정은기가 해방된 이듬해 씨름경기에 참가하던 그날로부터 시작되였다.

…1946년 어느 민속명절날이였다.해방과 더불어 새땅을 분여받은 송동리사람들의 기쁨은 아름드리소나무아래 펼쳐진 씨름장에도 그대로 어리여있었다.

이날 동무를 만나기 위해 송동리에 왔던 정은기도 씨름판에 뛰여들었다.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에서 정은기가 이겼다.축하의 들꽃묶음을 가슴벌게 받아안은 순간 그의 눈굽은 축축히 젖어들었다.

해방전의 일이 떠올랐던것이다.

정은기는 어릴 때부터 별의별 고생을 다 겪으면서 잔뼈가 굵어졌다.어느날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나무를 한짐 해가지고 산을 내려오던 그를 지주아들놈이 불러세웠다.그리고는 으시대며 씨름경기를 하자고 접어들었다.그가 입을 꾹 다문채 말이 없자 지주아들놈은 다짜고짜로 팔을 잡아당기였다.정은기는 참을수 없어 나무짐을 벗어놓고 팔소매를 걷어올렸다.상대방을 단번에 멨다꽂은것은 정은기였다.그러자 지주아들놈과 부자집놈들은 이리떼처럼 달려들어 그에게 뭇매를 안기였다.결국 경기에서 이긴 《죄》로 그는 피칠을 당했다.

눈물겨운 지난날을 떠올리며 정은기는 어제날의 가난뱅이를 땅의 주인으로 내세워주고 사람다운 생활을 누리도록 해준 나라의 은덕에 보답하리라 굳은 결심을 다지였다.

그의 가슴은 래일에 대한 희망과 꿈으로 부풀어올랐다.

그러나 미제침략자들이 몰아온 전쟁의 불구름은 그 모든것을 앗아갔다.

조국앞에 준엄한 시련이 닥쳐오자 정은기는 자식들을 조국보위에로 떠밀었다.그들중에 정영복로인의 아버지 정인순도 있었다.

전략적인 일시적후퇴가 시작되자 면소재지에 미국놈들의 더러운 입김을 받으며 《치안대》라는 독버섯이 생겨났다.도처에서 피비린 살륙만행이 시작되였다.

야수들의 검은 마수는 정은기의 집에도 뻗치였다.이미전부터 그의 가족을 처단자명단에 올렸던 놈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씩 정은기를 끌어내여 쌀을 감춘 곳을 대라고 고문을 들이대였다.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모른다는 대답이 흘러나오군 하였다.악에 받친 놈들은 그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을 《치안대》본부로 끌고가 학살할 흉계를 꾸미였다.그들이 놈들에게 끌려 송동리를 지날 때 인민군대의 재진격이 시작되였다.당황망조한 놈들은 제놈들의 죄행을 감추기 위해 끌고가던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먼저 정은기를 소나무가지우에 거꾸로 매달았다.

《네놈이 이 소나무숲에서 씨름을 해서 이겼지.오늘 여기를 네놈의 무덤으로 만들어줄테다.》

놈들은 피를 본 승냥이처럼 그에게 달려들었다.정은기는 마지막숨을 몰아쉬며 웨쳤다.

《인순아, 이 원한을 풀어다오.》

정은기를 때려죽인 후 놈들은 그의 안해도 무참하게 학살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소나무숲이 설레였다.

(할아버지의 마지막당부가 자기의 가슴에 계급적원쑤들에 대한 증오심과 적개심을 높여주었다고 아버지는 늘 말하군 했었지.)

정영복로인의 추억은 계속 이어졌다.

…제대되여 고향에 돌아온 정인순은 마을사람들로부터 아버지와 어머니가 놈들의 손에 어떻게 학살되였는가를 알게 되였다.그는 계급적원쑤들에 대한 치솟는 증오심을 안고 농업협동화의 종소리를 높이 울려갔다.아버지의 피절은 당부를 가슴에 간직한 그는 가정을 이룬 후에도 자식들과 마을사람들에게 계급적원쑤들이 저지른 야수적만행에 대하여 자주 이야기해주면서 스스로 계급교양의 길을 걸었다.어느날 림종을 앞둔 정인순은 아들을 곁에 불러앉히였다.

《할아버지의 당부를 잊지 말거라.그리고 기어이 원쑤를 갚아야 한다.》…

깊은 상념에서 깨여난 정영복로인은 사위와 딸을 미더운 눈길로 바라보았다.그리고 준절한 어조로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그날의 당부를 잊는다는것은 곧 원쑤를 잊는다는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땅에 다시금 무고한 사람들의 피가 슴배이게 된다.원쑤들도 우리처럼 대를 이어가며 기어이 우리를 먹어보려고 날뛰고있다.난 너희들이 이것을 항상 명심하고 복수의 길을 꿋꿋이 이어가기를 바란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왔다.계급적원쑤들에게 원한품고 쓰러진 령혼들의 당부를 잊지 말라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원쑤들과의 투쟁은 더욱 치렬해진다고 소나무숲은 속삭이는듯싶었다.(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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