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첫눈을 맞으며
주체109(2020)년 12월 15일 《우리 민족끼리》
첫눈이 내리고있었다. 아침부터 주위가 온통 하얗게 단장되고있었다.
나무에는 기묘한 흰꽃을 피우고 지붕에는 아름다운 흰옷을 입히며 춤을 추듯 내려와 앉는 눈.
온통 흰눈으로 장식되는 모란봉에 오른 나의 마음은 한없이 부풀고 희망과 환희로 가슴 설레였다.
정말 감회가 새로왔다.
어린시절 눈이 오면 주먹만한 눈덩이를 굴리고굴려 자기보다 더 큰 눈사람을 만들고 이편저편 갈라 눈싸움을 하며 승부를 겨루었는가 하면 서로 붙안고 딩굴며 눈덮인 대지의 포근함과 너그러움을 온몸으로 감촉하기도 했다.
눈을 맞으며 걷는 내 주위로는 몇명의 사람들이 오가고있었다.
문득 내 뒤에서 들려오는 두 남녀청춘들의 속삭이는 말.
《향미동무, 첫눈인데 많이도 오누만. 지금쯤 홍원땅에도 눈이 내리고있을가. 설경속의 홍원땅은 정말 멋있을거야.》
《참, 정철동문 홍원이 고향처럼 정들었댔다고 했지요. 아마 거기에도 따스하고 포근한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있을지도 몰라요.》
나는 청년이 수도당원사단 전투원으로 함경남북도 피해복구전구로 달려나가 위훈을 세우고 돌아온 미더운 젊은이라는것을 대뜸 알아차렸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 그들은 멋적은지 나를 앞서 걷는것이였다.
나는 그들의 말을 음미해보았다.
《따스하고 포근한 눈》
두 청춘남녀는 홍원땅에도 내리고있을수 있다는 그 따스하고 포근한 눈을 그저 자연현상으로만 표현하지 않았을것이다. 바로 우리 인민들을 포근하게 감싸고 무한한 사랑과 은정을 베풀어주는 우리 당의 따사로움에 대해 소박하게 토로했을것이다.
불행을 당한 자식일수록 더 왼심을 쓰며 모든것을 깡그리 바치는것이 이 땅의 어머니들이다.
엄혹한 자연재해로 모든것을 순간에 잃고 불행을 당했던 피해지역인민들을 위해 나라의 물적자원을 아낌없이 동원해주시고 저 정철이란 청년과 같은 수도의 핵심당원들을 피해지역으로 급파해주신 우리 원수님.
지금도 우리 인민은 원수님의 그 사랑, 그 은정을 매일, 매 시각 가슴깊이 느끼고, 새기고 목청껏 노래하며 이해의 가슴뜨거운 사변들을 감회깊이 돌이켜보고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라면 재앙을 입은 사람들이 첫눈을 과연 어떤 심정으로 맞겠는가. 기쁘고 환희로운 감정으로가 아니라 찬눈을 막아줄 집이 없는 슬픔, 앞날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안고 맞았을것이다. 재앙을 입고 고통을 당하고있는 사람들에게는 첫눈이 함박눈임에도 불구하고 포근한것이 아닌 차디차고 매정한것으로 느껴질것이다.
인민의 리익이 최우선, 절대시되는 사람중심의 사회주의사회, 황금만능의 가치관에 의해 인민들이 돈의 노예로 치부되고 개인주의가 판을 치는 자본주의사회, 얼마나 대조적인가.
그래서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하다는것이다.
우리 원수님께서 펼치시는 정치가 그래서 훌륭하고 제일이라는것이다.
하염없이 내리는 흰눈속에 나는 서있었다. 그리고 풍치수려한 모란봉과 저 멀리에 바라보이는 산발들, 사방 우뚝우뚝 서있는 살림집들을 둘러보았다.
저 살림집지붕들우에 포근히 내려앉는 흰눈은 어머니 우리 당의 따사로운 사랑이 그대로 우리 인민들의 집집마다에 은근히 그리고 빠짐없이 가득가득 내려앉는것 같고 아득히 보이는 산발들에 펼쳐진 설경은 내 사는 수도평양만이 아닌 온 나라강산에 삶의 기쁨, 만복을 뿌려주시는 우리 원수님의 끝모르는 사랑과 은정의 세계인듯 하였다.
내 나라의 첫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내 나라를 떠나 이처럼 긍지스럽고 황홀하며 흥그럽게 느껴지는 설경이 세상 또 어디에 있겠는가.
나는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길가에 오래도록 서있었다.(전문 보기)